출처 YC Library · Startup School 2026 카루셀 ycombinator.com/library
Y Combinator Startup School 2026 키노트 무대 Garry Tan, “Own Your Intelligence” 키노트 (Y Combinator 공식 채널)
Y Combinator · Chase Center, San Francisco

Y Combinator Startup School 2026

9Sessions
97분 예상
72Quotes
45논점

YC가 Chase Center에 6,000명을 앉혀 놓고 연 Startup School 2026. 공개된 세션은 9개인데, 라인업이 노골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엔비디아, OpenAI, 구글, Meta, Anthropic, Waymo, Stripe — AI 스택의 바닥부터 꼭대기까지가 한 무대에 순서대로 올라왔다.

재미있는 건 이 사람들이 서로 짜고 나온 게 아닌데도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쓴다는 점이다. eval, 스킬 파일, 마크다운, 크론잡, 시스템 사고, 그리고 “1%”. 심지어 “1%”는 정반대 의미로 두 번 나온다.

이 문서는 그 9개 세션의 전체 트랜스크립트를 읽고, 팟캐스트에서 화면에 띄워 놓고 진행하기 좋게 재편집한 진행 대본이다. 순서는 원래 발표 순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순서로 다시 짰다.

00오프닝 멘트

  • 오늘은 YC Startup School 2026 몰아보기입니다. 9개 세션 전부 봤고요.
  • 순서는 발표 순서 무시하고 재미있는 순서로 다시 짰습니다. 1번은 제프 딘이에요. 이 강연 나흘 뒤에 구글 27년 다니다 나와서 창업했거든요. 그거 알고 보면 강연이 완전히 다르게 들립니다.
  • 그다음이 웨이모입니다. 딘이 “모델이 0~1%밖에 못 하는 걸 골라라”라고 하는데, 웨이모는 “데모까지가 전체의 1%”라고 해요. 같은 숫자가 정반대 뜻으로 두 번 나옵니다.
  • 3번 4번은 클로드 코드 만든 사람이랑 개리 탄인데, 한 명은 “6개월마다 다 지워라”, 한 명은 “쌓아서 소유해라”입니다. 대놓고 반대죠.
  • 뒤로 갈수록 창업 얘기(왕 · 알트만 · 콜리슨)로 가고, 마지막 두 개가 제일 이야기가 좋은 블레이크 숄이랑 젠슨 황입니다.
  • 서로 정반대로 말하는 대목들은 맨 뒤에 따로 모아놨습니다.

01오늘의 흐름

원 발표 순서를 버리고 재미있는 순서로 다시 짰습니다. 뭘 만들까(제프 딘) → 만들고 나서의 현실(웨이모) → 도구와 그 반대편(보리스 · 개리 탄) → 창업론(왕 · 알트만 · 콜리슨) → 이야기가 제일 좋은 둘(블레이크 숄 · 젠슨 황). 1·2번과 3·4번은 각각 짝이라 붙여서 트는 걸 전제로 배치했습니다.

  1. 00:00 오프닝 — 행사 소개, 오늘의 흐름 5분
  2. 00:05 1. 제프 딘 — 1% 규칙, 그리고 Discovery Loop 12분
  3. 00:17 2. 드미트리 돌고프 — 데모는 1% 10분
  4. 00:27 3. 보리스 체르니 — 프롬프트의 80%를 지운 사람 12분
  5. 00:39 4. 개리 탄 — 지능을 소유하라 10분
  6. 00:49 5. 알렉산더 왕 — 병목은 모델이 아니다 7분
  7. 00:56 6. 샘 알트만 — 지금이 최적기 8분
  8. 01:04 7. 패트릭 콜리슨 — 성공하면 어쩔 건데? 7분
  9. 01:11 8. 블레이크 숄 — 55년 된 금지법 뒤집기 8분
  10. 01:19 9. 젠슨 황 — 틀린 기술로 시작한 회사 8분
  11. 01:27 마무리 — 관통 주제와 대립 구도 10분

02딱 하나씩만 고른 인용구

세션당 한 문장. 화면에 띄워 놓고 읽으면서 시작하기 좋게 골랐습니다.

모델이 20% 성공하는 게 아니라, 0% 아니면 1% 성공하는 문제를 찾으세요.

“So look for something where the model succeeds 0% or 1% of the time, not 20%.”

매 사이클마다 반복되는 실수는, 9들에 써야 할 자원을 데모에 써버리는 겁니다.

“The recurring mistake of every cycle is spending on the demo what you should be saving for the nines.”

재밌는 건, 프롬프트가 없을 때 모델이 실제로 조금 더 똑똑하다는 겁니다.

“What's interesting is that the model is actually a little bit more intelligent without these prompts.”

스킬 파일은 여러분 겁니다. 여러분의 스킬을 소유하세요. 안 그러면 여러분의 직업 자체가 스킬 파일이 되어버리니까요.

“I believe skill files are yours. Own your skills because if you don't, your job becomes a skill file.”

병목은 AI 모델의 발전이 아니에요. 이미 나온 걸 세상 전체에 퍼뜨리는 게 병목입니다.

“The bottleneck is not the progress of the AI models, the bottleneck is diffusing that through the rest of the world.”

이 흐름은 “오래된 경력”에 불리하게, “도구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겁니다.

“I would bet that this generally will cut against many years of experience in favor of people who have a lot of fluency with the tools.”

그 반대를 물어야 해요. 성공하면 어쩔 건데? 그걸 10년, 17년, 30년 동안 하고 싶으세요?

“You need to ask the converse of that, what if you succeed? Are you gonna want to work on that for 10 years, for 17 years, for 30 years?”

알고 보니 규제는 바꿀 수 있더라고요. 방법은 그냥 그걸 만들어서, 왜 괜찮은지 설명하는 겁니다.

“Turns out you can change the regulations. And the way you do it is just by building the thing and communicating why it's okay.”

인생 전체를 하루 만에 이겨낼 필요는 없어요. 그날 아침을, 그 아침에 이겨내면 됩니다. 오늘을, 오늘 이겨내면 되는 거예요.

“You don't have to overcome life in one day. You just have to overcome that morning, that morning. You have to overcome today, today.”

03제일 붙기 좋은 논점

각 세션에서 하나씩 뽑았습니다. 전체 논점은 세션 탭에 들어 있습니다.

1 Jeff Dean

1% 규칙을 곧이곧대로 따르면 지금 잘 나가는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탈락 아닌가? 모델이 20% 하는 걸 80%로 끌어올려서 성공한 사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 Dmitri Dolgov

지금 AI 에이전트 데모들에 “데모는 1%” 법칙을 그대로 대입하면? 코딩 에이전트나 컴퓨터 유즈 데모가 90%처럼 보일 때, 남은 9를 하나 붙이는 데 정말 10배가 드는가 — 아니면 소프트웨어는 실수 비용이 낮아서 다른 곡선을 타는가?

3 Boris Cherny

“프롬프트 없을 때 모델이 더 똑똑하다”가 사실이라면, 지난 2년간 쌓아온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노하우는 자산인가 부채인가? 우리 팀 CLAUDE.md도 지금 지우면 더 나아질까?

4 Garry Tan

“모델은 렌트, 컨텍스트는 소유”라는 공식이 진짜로 성립할까? 모델이 계속 좋아지면 개인 라이브러리 없이도 웬만한 건 다 되는 거 아닌가?

5 Alexandr Wang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확산이다”는 말, 진짜 믿음일까 아니면 프론티어 경쟁에서 1등이 아닌 쪽의 포지션 토크일까? Scale AI 시절이었으면 같은 말을 했을까?

6 Sam Altman

“경력 연차보다 도구 숙련도가 이긴다”는 말, 정말 그럴까? 한국처럼 연차·직급 기반으로 굴러가는 조직에서 이게 실제로 통할까, 아니면 결국 도구 잘 쓰는 시니어가 다 먹는 걸까?

7 Patrick Collison

“성공하면 어쩔 건데?”를 진짜로 자문해본 창업자가 몇이나 될까? 지금 하는 일을 30년 해야 한다면 아이템 선택이 어떻게 달라질까?

8 Blake Scholl

우버식 “일단 하고 나중에 합법화”와 Boom식 “FAA를 팀에 넣기” — 갈림길은 뭘까? 숄은 “기득권 적이 있느냐”와 “안전이 걸려 있느냐”로 갈랐는데, 한국에서 이 기준이 그대로 통할까?

9 Jensen Huang

“기술은 중요하지 않다, 배우면 된다”는 말, 자본이 무한한 사람의 생존편향 아닐까? 아니면 실제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틀렸다고 인정하지 못해서”일까?

04서로 반대되는 말들

방송 마지막에 몰아서 다루면 좋은 대목. 자세한 건 “관통 주제” 탭에 있습니다.

개리 탄 vs 보리스 체르니 쌓을 것인가, 지울 것인가
패트릭 콜리슨 vs 보리스 체르니 머리에 넣어둘 것인가, 잊을 것인가
샘 알트만 vs 드미트리 돌고프 지금 시작하면 되는가, 15년을 각오해야 하는가
젠슨 황 vs 개리 탄 일자리는 늘어나는가, 스킬 파일이 되는가
알렉산더 왕 vs 제프 딘 모델을 기다릴 것인가, 이미 충분한가
01

제프 딘의 1% 규칙 — 뭘 만들지 고르는 법

Jeff Dean: The 1% Rule for Building in AI

Jeff Dean · Chief Scientist, Google (진행: Diana Hu, YC Group Partner) 57분 방송 배분 12분

모델이 20% 하는 일 말고, 0~1%밖에 못 하는 일을 골라라.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1번으로 뺀 이유가 명확합니다. 이 강연 나흘 뒤에 제프 딘이 27년 다닌 구글을 나와 Discovery Loop을 창업했어요. 그러니까 이건 사실상 창업 직전 인터뷰이고, 알고 보면 강연 내용 자체가 그 회사 소개입니다.

Jeff Dean: The 1% Rule for Building in AI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제목의 1% 규칙은 이것 — 창업 아이템을 고를 때 지금 프론티어 모델을 직접 테스트해 보고, 그 일을 0~1% 성공률로 완전히 실패하는 영역을 골라야 한다. 반대로 “20% 정도는 되는데 잘은 못 하는” 영역은 이미 능력의 싹이 보인다는 신호라, 데이터와 스케일이 늘면 6~12개월 안에 범용 모델이 삼켜버린다.
  • 2001년 “검색 인덱스가 전부 RAM에 들어간다”는 냅킨 계산의 2026년 버전은 추론 전용 하드웨어. 지연시간이 50배 빨라지면 무엇이 가능해지는지를 지금 상상해야 한다는 것.
  • 2013년 TPU의 기원도 냅킨 계산이었다. 전 사용자가 하루 3분씩 음성인식을 쓰면 구글 서버 대수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 → 저정밀 밀집 선형대수만 하는 칩을 만들자 → CPU/GPU 대비 에너지 효율 30~80배, 지연 20~30배 개선.
  • AI의 진짜 단위는 FLOPS가 아니라 에너지. 곱셈 한 번은 약 1피코줄인데 HBM에서 데이터를 끌어오는 건 그 1000배. 배칭이라는 관행 자체가 이 1000배를 분산시키려는 것이고, 그래서 저지연과 배칭은 근본적으로 싸운다.
  • 에이전트가 30~50스텝에서 무너지는 이유는 분포 밖으로 나가서. 해법은 ① 스킬·힌트로 모델이 아는 밝은 길 위에 붙잡아두기 ② 여러 에이전트가 다른 경로를 시도하고 다른 모델이 평가·가지치기하는 추론시간 탐색.
  • 에이전트가 코드를 다 짜주는 시대의 희소 스킬은 “무엇을 시킬지 고르는 안목(taste)”. 딘은 이걸 리서치 문제 선정 능력과 같다고 보고, 12개월 뒤 검증할 예측 리스트를 지금 써두라는 훈련법을 제시한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모델이 20% 성공하는 게 아니라, 0% 아니면 1% 성공하는 문제를 찾으세요.

“So look for something where the model succeeds 0% or 1% of the time, not 20%.”

이 세션 제목의 정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은데?”가 사실 창업자에게 가장 위험한 신호라는 반직관적 조언.

지연시간이 50배 좋아지면 뭘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세요.

“Imagine what you could do with something where the latency is 50X better.”

구글 검색을 디스크에서 RAM으로 옮긴 사람이 던지는 2026년판 “메모리에 들어간다” 순간. 속도는 최적화가 아니라 제품 카테고리를 바꾼다.

저정밀 밀집 선형대수만 할 줄 알고 다른 건 아무것도 못 하는 칩을 만들면, 크롬이나 워드는 못 돌려도 머신러닝 추론에는 엄청나게 쓸모 있는 물건이 됩니다.

“If you build a specialized chip for low-precision, dense linear algebra and can't do anything else, that turns out to be really useful for machine learning inference, even though it can't run Chrome or Word or whatever.”

TPU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정의이자, “못 하는 게 많은 것”이 곧 경쟁력이라는 하드웨어-모델 공동설계의 핵심.

그 프로젝트가 2년쯤 뒤에 칩을 하나 내놨는데, 당시 CPU·GPU보다 에너지 효율이 30~80배 좋았고 지연시간도 20~30배 낮았습니다.

“That system produced a chip a couple years later that was 30 to 80 times more energy-efficient than CPUs and GPUs of the day. And also much, much lower latency, like 20 to 30X lower latency.”

냅킨 계산 하나가 실제로 만들어낸 숫자. 트랜스포머가 나오기도 전에 만든 칩이 지금 생태계의 기반이 됐다.

데이터 이동 비용을 분산시키려고 예제나 토큰을 여러 개 묶어서 배칭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낮은 지연시간을 원하면 배칭은 별로 좋지 않아요.

“But you have to do batching of many examples or maybe many tokens at once in order to amortize that data movement... And for really low latency, batching is not very good.”

우리가 “모델 문제”라고 부르는 것들 상당수가 사실은 에너지·데이터 IO 문제라는 걸 드러내는 대목.

재밌는 사고실험이 하나 있는데요, 하루에 20번씩 오류를 내는 트랜지스터로 시스템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So basically, an interesting thought experiment is: what would happen if you tried to build a system out of transistors that might have 20 errors per day.”

반도체 60년 역사의 대전제를 통째로 의심하는, 이 세션에서 제일 미친 아이디어.

결국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일을 시킬지 고르는 안목이 정말 좋아야 한다는 거죠.

“I think it's really having incredibly good taste in what you ask your agents to work on.”

코드가 공짜가 되는 시대에 남는 희소 자원이 뭐냐는 질문의 답.

지금 대규모 모델들은 사람이 18살까지 보는 데이터의 한 1000배를 봅니다. 그런데도 18살짜리 인간이 많은 면에서 더 낫거나 비슷해요.

“If you think about our large-scale models today, they probably see a thousand times as much data as a human does by the age of 18. Yet the human by the age of 18 is better in a lot of things.”

스케일링을 만든 장본인이 스케일링의 비효율을 지적한다. 다음 아키텍처 혁신이 어디서 올지에 대한 힌트.

그때 리뷰어가 이렇게 썼어요. “아, 이건 유의미한 임팩트가 없을 것 같다.” … 가끔 그렇게 리젝되는 거죠, 괜찮습니다. arXiv에 올렸고, 사람들이 읽었고, 사람들이 씁니다. 다 잘 됐어요.

“In this case they said, oh, it's unlikely to have significant impact. ... So it gets rejected every so often; that's fine. We put it on arXiv, people read it, people use it. It's all good.”

지금 업계 전체가 쓰는 기법이 “임팩트 없을 듯”으로 떨어졌다는 얘기. 리뷰 시스템 얘기로도, 버티는 얘기로도 확장 가능.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2014년 힌튼·비냘스와 쓴 distillation(증류) 논문이 NIPS 본 학회에서 리젝됐다. 딘이 무대에서 밝힌 리뷰 사유는 “유의미한 임팩트가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업계 전체가 쓰는 기법이고 제미나이 Flash가 이걸로 만들어진다. 진행자가 “그래도 계속하라는 교훈이네요” 하니까 딘이 “Yeah, that’s the lesson I would distill from that”이라고 받는다 — distill로 말장난.
  • 제프 딘이 목이 완전히 쉰 채로 등장한다. 첫 마디가 “I'm afraid I've lost my voice.” 한 시간짜리 스케일링 강연을 감기 걸린 목소리로 한다.
  • “제프 딘처럼 최적화하는 법”이 사실 공개돼 있다. 산자이와 함께 쓴 30페이지짜리 Performance Hints 문서를 요약해서 모델에 넣으면 모델이 성능 이슈를 훨씬 잘 추론한다고.
  • 하루 20번 오류 나는 트랜지스터 사고실험 끝에 진행자가 “이거 뉴로모픽/뇌 얘기랑 라임이 맞는데요” 하자, 딘이 “맞다, 뇌 신호도 신뢰성이 낮고 중요한 건 여러 경로로 보낸다”고 받는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1% 규칙을 곧이곧대로 따르면 지금 잘 나가는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탈락 아닌가? 모델이 20% 하는 걸 80%로 끌어올려서 성공한 사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 딘은 “스킬과 힌트로 모델을 밝은 길에 붙잡아두라”고 하는데, 이건 결국 모델의 약점에 얹은 임시방편 아닌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쌓은 자산 중 다음 세대에서 살아남는 건 뭐고 증발하는 건 뭘까?
  3. “AI의 단위는 에너지”를 우리 제품에 적용하면? 우리가 “모델이 약해서”라고 부르던 문제 중 실제로는 데이터 이동·배칭·지연시간 문제였던 게 있었나?
  4. “taste가 희소 자원”이라는 말은 멋있지만 측정이 안 된다. 딘이 제시한 훈련법(12개월 뒤 검증할 예측 리스트 쓰기)은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우리가 지금 쓴다면 뭘 적을 것인가?
  5. 프론티어 랩에 가느냐 2~3명으로 창업하느냐 — 딘의 답은 “개인 취향”이었다. 그런데 TPU도 MapReduce도 결국 거대 조직 안에서 나왔다. 지금 “2~3명이 방 하나”가 진짜로 이길 수 있는 층위는 남아 있나?

실전가져갈 것

  • 아이템을 정하기 전에 반드시 프론티어 모델로 직접 테스트해라. 0~1% 성공이면 해자가 생길 여지가 있고, 20% 성공이면 6~12개월 안에 범용 모델이 가져간다.
  • 0~1% 영역을 만드는 두 가지 재료: ① 범용 모델이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개인 데이터, 사내 데이터) ② AlphaFold처럼 좁고 어렵지만 적은 컴퓨트로 학습 가능한 전문 모델. 둘 다 범용성이 아니라 접근권과 정확도로 이긴다.
  • 에이전트 성능을 올리는 가장 실용적인 레버는 모델 파라미터가 아니라 스킬 문서다. 사람이 하던 절차를 그대로 글로 옮기는 게 핵심.
  • 평가기를 빠르게 만드는 데 투자해라. 비싼 시뮬레이터를 신경망으로 근사해 30만 배 빠르게 만든 사례처럼, 루프의 병목은 대개 생성이 아니라 검증이다.

한국에서 보면

한국 팀 입장에서 1% 규칙은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다. 범용 모델을 직접 만드는 경쟁에는 못 들어가도, 한국어 기업 내부 문서·의료/제조/반도체 공정 데이터처럼 프론티어 모델이 아예 접근조차 못 하는 데이터 위에서는 여전히 0% 영역이 널려 있고, AlphaFold식 좁고 정확한 전문 모델은 적은 컴퓨트로도 만들 수 있다. 다만 “에너지가 단위”라는 관점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이 국가 산업인 한국에서 앱 레이어보다 훨씬 크게 걸린 판이라는 점도 같이 봐야 한다.

02

데모는 전체 일의 1%다 — 웨이모가 15년간 배운 것

Waymo Co-CEO Dmitri Dolgov: The Demo Is Only 1% Of The Work

Dmitri Dolgov · Co-CEO, Waymo 방송 배분 10분

데모는 18개월, 제품은 15년. 진짜 일은 데모가 끝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딘의 “0~1%짜리를 골라라” 바로 뒤에 “데모까지가 1%다”를 붙입니다. 같은 숫자를 정반대 뜻으로 쓰는 두 사람을 연달아 트는 게 이 대본의 핵심 설계.

Waymo Co-CEO Dmitri Dolgov: The Demo Is Only 1% Of The Work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웨이모는 2009년 시작해 1년 반 만에 자율주행 10만 마일, 100마일 코스 10개 무개입 주파를 달성했다. 엔지니어 열두 명, 컨브넷도 트랜스포머도 없던 시절에. 데모 기준으로는 2010년에 자율주행이 “풀린” 셈인데, 실제 서비스까지 10년이 더 걸렸고 주당 50만 건 규모로 키우는 데 5년이 또 걸렸다.
  • 이유는 “9의 사다리(ladder of nines)”. 90%나 99%까지는 쉽고, 그다음 9 하나를 더 붙일 때마다 노력이 10배씩 든다. 그리고 9를 더 붙이는 방법은 매번 다르다 — 앞의 두 개를 만든 방식을 더 오래 반복해도 여섯 개까지는 절대 못 간다.
  • 물리 세계 AI와 디지털 AI 사이엔 네 가지 갭이 있다. 실수 비용(토큰이 아니라 사람 목숨), 레이턴시(고속도로에서 1초면 30m를 간다), 데이터(물리 세계엔 인터넷 같은 게 없다), 검증(디지털은 일단 배포하고 유저가 엣지케이스를 찾아주지만 물리 세계는 첫 마일 전에 이미 안전해야 한다).
  • 기술 스택은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각각 인코더로 받아 하나의 세계 표현으로 융합하는 웨이모 파운데이션 모델. 밀리초 반응을 담당하는 fast path와 의미 추론을 하는 slow path의 시스템1/시스템2 구조이고, 순수 end-to-end 대신 중간 구조화 표현을 섞은 structure-augmented end-to-end를 쓴다.
  • 클로즈드 루프 시뮬레이터가 필수. 돌고프는 시뮬레이터를 “AI 옆에 붙은 툴링”이 아니라 에이전트만큼 어려운 별개의 큰 AI 모델이라고 못박는다. DeepMind Genie 3를 활용해 고속도로에 비행기가 착륙하거나 코끼리가 교차로를 지나가는 합성 시나리오까지 클로즈드 루프로 돌린다.
  • AI는 세 개가 필요하다 — 에이전트, 시뮬레이터, 크리틱. 셋 다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이고, 배포→데이터→시뮬레이터 현실성 향상→더 어려운 엣지케이스→에이전트 개선의 플라이휠을 돈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돌아가는 데모는 잘 봐줘야 전체 일의 1%예요. 그 뒤에 붙는 수많은 9들, 성능의 9와 신뢰성의 9 — 진짜 일은 거기서 벌어집니다.

“A working demo is 1% at best of the work that you have to do. The many nines of performance, the many nines of reliability that follow, that's where the real work happens.”

제목의 출처이자, 지금 AI 에이전트 데모 홍수 시대에 그대로 꽂히는 문장.

데모는 18개월 걸렸고 제품은 15년 걸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수적으로 스케일하고 있죠.

“The demo took 18 months; the product took about 15 years, but now we're scaling exponentially.”

1% 주장을 숫자 하나로 증명해버리는 대목. 뒷부분(지금은 폭발적 성장)까지 같이 봐야 공평하다.

스케일에 도달하면 롱테일이 문제 영역 그 자체입니다. 주당 수백만 마일을 달리면, 백만 마일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사건이 그냥 매일 겪는 일이 됩니다.

“At scale, the long tail is the problem space—it's your entire problem statement. When you drive millions of miles per week, a rare event that might happen once in a million miles just becomes your daily reality.”

엣지케이스가 어느 순간 평상시로 바뀌는 전환점을 정확히 설명한다.

모든 AI 돌파구는 시작을 훨씬 쉽게 만들어줍니다. 데모와 프로토타입은 100배 쉬워지죠. 그런데 진짜 어려운 문제가 있는 꼬리 부분은 훨씬 덜 움직입니다. 그래서 모든 하이프 사이클마다 눈부신 데모는 쏟아지는데 진짜 제품은 몇 개 안 나오는 거예요.

“Every AI breakthrough makes it that much easier to get started. Your demos and prototypes get a hundred times easier. But the tail, where the hard problems are, moves much less. That's why every hype cycle produces a wave of absolutely spectacular demos and very few real products.”

2026년 AI 에이전트 판을 그대로 예언하는 문장. 메인 논점으로 쓰기 좋다.

물리 세계에서 실수의 비용은 토큰이 아니라 사람 목숨으로 측정됩니다. 실행 취소도, 재시도 버튼도 그냥 없어요.

“In the physical world, the cost of a mistake can be measured in human lives, not tokens. There's simply not an undo and a retry button.”

“move fast and break things”가 왜 로보틱스에서 안 통하는지를 한 줄로 정리.

제대로 된 시뮬레이터는 AI 옆에 붙어 있는 가벼운 툴링 같은 게 아닙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AI 모델이에요. 좋은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문제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문제만큼이나 어렵습니다.

“A real simulator isn't just some lightweight tooling that sits next to your AI. It is a big AI model in and of itself. The problem of building a good, realistic simulator is just as hard as building the agent itself.”

평가 환경에 에이전트만큼 투자한다는 발상 — 대부분의 팀이 안 하는 부분.

기술을 만들기 전에 eval을 먼저 만드세요. “충분히 좋다”가 뭔지 정량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면, 그건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데모를 계속 굴리고 있는 겁니다.

“Build your eval before you build your technology. If you can't quantitatively define what good enough means, you're not really building a product, you're just iterating on your demo.”

데모와 제품을 가르는 기준이 eval이라는 정의.

모델은 유출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복제될 수 있고요. 하지만 수억 마일의 실제 완전자율 운행 기록, 그리고 그걸 뒷받침하는 증거급 평가와 공개 검증된 증명은 훨씬 복제하기 어렵습니다.

“Your models can be leaked. Algorithms can be replicated, but hundreds of millions of miles of fully autonomous operations in the real world, backed by evidence-grade evaluation and publicly audited proof, is much, much more difficult to replicate.”

모델이 상품화되는 시대에 “그럼 해자는 뭐냐”에 대한 웨이모의 답.

요컨대 스케일과 싸우는 구조는 항상 지고, 스케일을 흐르게 해주는 구조는 항상 이깁니다.

“Essentially, structure that fights scale will always lose, and structure that channels scale always wins.”

“비터 레슨 = 구조를 다 빼라”는 흔한 오독을 교정하는 한 줄.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오프닝이 자기 아이들 태우고 찍은 웨이모 주행 영상이다. 차 두 대가 앞으로 끼어드는데 웨이모가 워낙 부드럽게 피해서 뒷좌석 아이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눈치도 못 챘다는 것. 여기서 나온 말이 “최고의 물리 AI 순간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 센서 리던던시 사례가 나뭇가지다. 와이퍼로 안 털리는 나뭇가지가 센서를 덮었는데, 다른 센서 모달리티가 살아 있어서 차가 스스로 판단하고 안전하게 차고지로 복귀했다.
  • 생성 시뮬레이션 데모가 대놓고 장난스럽다. 고속도로 앞에 비행기가 착륙하고, 교차로에 코끼리가 어슬렁거리고, 금문교에 눈이 오고, 공룡이 돌아다닌다. 그 안에서 웨이모 드라이버가 클로즈드 루프로 실제 주행한다는 게 포인트.
  • “구조를 언제 써야 하나”를 설명하려고 바둑 로봇 사고실험을 든다. 픽셀→모션 end-to-end로 만들 수도 있지만, 19x19 보드라는 완벽한 중간 표현이 있는데 그걸 안 쓰는 건 바보짓이라는 것.
  • “차가 불타고 있는 상황”을 fast path와 slow path 차이 예시로 든다. 빠른 경로는 그냥 일반 장애물로 보고 “앞길은 뚫려 있다”고 판단하는데, 느린 경로가 “저건 불난 차”라는 의미를 이해하고 아예 경로를 바꾼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지금 AI 에이전트 데모들에 “데모는 1%” 법칙을 그대로 대입하면? 코딩 에이전트나 컴퓨터 유즈 데모가 90%처럼 보일 때, 남은 9를 하나 붙이는 데 정말 10배가 드는가 — 아니면 소프트웨어는 실수 비용이 낮아서 다른 곡선을 타는가?
  2. 돌고프는 “우리 제품이 9가 몇 개 필요한지 미리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럼 코딩 에이전트, 고객 응대 에이전트, 결제/의료 에이전트는 각각 9가 몇 개 필요할까? 우리 서비스 기준으로 그 숫자를 말할 수 있나?
  3. “eval이 해자다”를 그대로 믿을 수 있나? 웨이모는 수억 마일이라는 물리적 자산이 있어서 성립하는 얘기 아닌가, 아니면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도 평가 체계가 진짜 방어선이 될 수 있나?
  4. 시뮬레이터가 에이전트만큼 어려운 별개의 AI라는 주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세계에서 이에 대응하는 건 뭔가 — 샌드박스 환경, 합성 유저, LLM-as-judge? 우리 제품에 “크리틱”에 해당하는 컴포넌트가 있나?
  5. 제프 딘은 “0~1%짜리를 골라라”, 돌고프는 “데모까지가 1%다”. 두 개를 붙이면 창업자는 정확히 뭘 해야 하는 건가?

실전가져갈 것

  • 제품이 요구하는 신뢰성 수준(9의 개수)을 스펙 쓰듯 먼저 정하고, 그 숫자에 맞는 기술 경로를 고르자. 초반 상승이 가장 가파른 기술이 제품이 필요한 지점 훨씬 전에 평평해지는 게 전형적인 실패 패턴이다.
  • eval과 메트릭을 기술보다 먼저 만들자. 그리고 평가는 모델 레벨에서 끝나면 안 되고 운영 프로세스까지 포함해야 한다.
  • 새 기술을 도입할 때 “성능이 얼마나 오르나”만 묻지 말고 “스택이 단순해졌나”를 같이 물어라. 타이거팀을 띄우기 전에 “성공했을 경우 이걸 어떻게 프로덕션 전체에 흡수시킬지”를 미리 정해둘 것.
  • 에이전트 하나만 만들지 말고 에이전트 + 시뮬레이터 + 크리틱 세 개를 같은 기반 위에 세워 플라이휠을 돌려라.
  • 오늘의 하드웨어 가격에 회사를 걸지 마라. 부품은 커모디티화되고 가격은 떨어지니 업그레이드를 전제로 설계할 것.

한국에서 보면

한국은 완성차, 배터리, 센서, 반도체가 다 있으면서도 자율주행 서비스는 규제 샌드박스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이 강연은 병목이 기술 데모가 아니라 “9를 더 붙이는 지루한 15년”과 그걸 증명하는 평가·안전 프레임워크라고 말한다. 동시에 이 강연의 진짜 실용적 가치는 자율주행 회사가 아닌 팀에도 있다 —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한국 스타트업이 데모 이후의 롱테일, eval 우선주의, 시뮬레이터/크리틱 구조를 지금 도입하면 남들이 데모에 태우는 자원을 9에 쌓을 수 있다.

03

시스템 프롬프트의 80%를 지운 사람

Boris Cherny: Building Claude Code

Boris Cherny · Creator of Claude Code, Anthropic (진행: Diana Hu, YC Group Partner) 36분 방송 배분 12분

모델이 똑똑해질수록 우리가 쓴 코드와 프롬프트는 방해물이 된다.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앞의 두 개가 “무엇을 만들까”였다면 여기서 실무로 내려옵니다. 청취자 대부분이 매일 쓰는 도구를 만든 사람.

Boris Cherny: Building Claude Code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Opus 5 출시 다음 날 무대에 올라,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시스템 프롬프트를 통째로 지우고 ablation(한 줄씩 되돌리며 효과 측정)으로 다시 쌓는 개발 방식을 공개했다. 이번 릴리스에서 실제로 시스템 프롬프트의 80% 이상을 삭제했다.
  • Claude Code에는 툴 프롬프트까지 전부 제거한 상태로 돌리는 비공개 환경변수가 있고, 이걸 ablation 용도로 쓴다. 놀랍게도 프롬프트가 없을 때 모델이 오히려 “조금 더 똑똑하다”고 한다. 프롬프트는 모델을 위한 게 아니라 제품 사용성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
  • 핵심 개념은 unhobbling과 product overhang. 모델은 이미 할 수 있는데 제품이 그걸 못 하게 막고 있다는 것. Claude Code의 탄생 자체가 Sonnet 3.5를 unhobbling한 결과였다 — 당시 코딩 제품들이 한 줄 자동완성과 읽기 전용 챗에 머물 때, 스캐폴딩을 다 걷어내고 터미널을 통째로 줬다.
  • Bun 런타임을 Zig에서 Rust로 통째로 재작성한 사례가 압권. 프롬프트 하나 + 중간 steering만 주고 11일간 돌려서 10만 줄 넘는 JS 런타임을 다시 썼고, 그게 지금 프로덕션에서 Claude Code를 돌리고 있다.
  • Anthropic 내부에서는 Claude가 Claude Code를 스스로 유지보수한다. 하루 20~30개 routine이 코드베이스를 돌며 데드코드 삭제, 100% 롤아웃된 실험 정리, 테스트 추가/삭제, 그리고 “abstraction police”(중복 추상화 통합) 같은 일을 매일 PR로 올린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시스템 프롬프트에 있던 것들 상당수가, 원래 모델이 알아서 했어야 하는데 못 하던 걸 교정해주는 내용이었어요. 이제 Opus 5는 그냥 알아서 합니다. 그래서 시스템 프롬프트의 80%를 지웠습니다.

“And a lot of the stuff in the system prompt was correcting for these behaviors that the model should have known, but it didn't. Now Opus V just does it. So yeah, we deleted 80% of the system prompt.”

우리가 쌓아온 프롬프트 자산이 실은 “모델의 결함 패치”였다는 얘기. 청취자들 CLAUDE.md 다시 보게 만드는 포인트.

재밌는 건, 프롬프트가 없을 때 모델이 실제로 조금 더 똑똑하다는 겁니다. 저희가 계속 발견하고 있는 사실이에요.

“What's interesting is that the model is actually a little bit more intelligent without these prompts. That's something that we've been finding.”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업계 전체에 대한 도발. 그럼 우리가 쓴 그 긴 프롬프트는 뭐였나로 넘어감.

에이전트 제품을 만들지 않고 그냥 Claude Code를 쓰는 분들도, 6개월마다 CLAUDE.md를 지우세요. skills도 지우세요.

“For people that aren't building agentic products but you're using Claude Code, every six months delete your Claude.md. Delete your skills.”

청취자가 방송 끝나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지시. “진짜 지울 수 있냐”로 두 진행자 의견 갈리기 좋음.

이걸 생각하는 방식은 거의 살아있는 생물에 가깝습니다. 모델 세대마다 행동이 다르고, 성격이 조금씩 달라요. 시간을 들여서 그 모델을 알아가고, 거기 맞춰 harness를 조정해야 합니다.

“The way to think about it is almost like a living creature, like as something more organic. Every model generation it behaves differently. It has a slightly different personality. And you have to take the time to get to know it and then adjust the harness based on that.”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 경험과학”으로의 전환을 가장 잘 압축한 문장.

그래서 모델한테 Zig에서 Rust로 재작성을 시켰어요. 프롬프트 하나, dynamic workflow였고요. 11일 동안 돌아서 코드베이스 전체를 다시 썼습니다.

“And he had the model rewrite it from Zig to Rust. It was one prompt, it was a dynamic workflow... And it ran for eleven days and it rewrote the entire code base.”

이 세션에서 가장 구체적인 “숫자가 있는” 사례. 11일 vs 사람 1년 이상 비교로 밈처럼 쓸 수 있음.

abstraction police라고 불렀던 것 같아요. 큰 코드베이스에는 사실상 같은 추상화가 여러 번 나타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I think we called it abstraction police. And the idea is there are often in a big code base, there's kind of the same abstraction and it appears multiple times.”

“AI가 매일 리팩터링 PR을 올린다”는 구체적 그림. 우리 팀에 바로 이식 가능한 아이디어.

예전 모델에 대해 배운 걸 다 잊으세요. 수업에서 배운 컴퓨터과학 이론도 다 잊으세요. 모델을 보고, 작업을 시켜보고, 어디서 막히는지 보고, 거기 맞춰 조정하세요.

“Forget all the things that you learned about past models. Forget everything that you've learned about computer science theory in class. Look at the model, try to do a task, see where it struggles, and then based on that, adjust.”

“CS 배우지 말라는 거냐”로 논쟁 붙이기 좋음. 특히 한국의 CS 교육/코테 문화와 대비하면 재밌음.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프로그래밍 입문기가 최고다. TI-83 계산기에서 BASIC으로 코딩을 배웠는데, 이유가 “수학 시험에서 커닝해서 점수를 올리려고”였다. 그때 쓴 TI-83 프로그래밍 가이드가 아직 인터넷 어딘가에 남아있다고.
  • Anthropic 내부에서 최근 바이럴이었던 건 거창한 게 아니라 “Opus 5한테 OpenCV 주고 그림 그리게 하기”. 초상화, 동물, 풍경까지 그리는데 그리는 법을 학습시킨 적이 없다. 상업적 용도 전혀 없이 그냥 놀다가 발견했다고.
  • 진행자가 객석에 “코드를 100% 에이전트로 쓰는 분 손 들어보세요” 하고 물었더니 꽤 많이 들었고, “50% 이상은요?”에는 오히려 손이 살짝 줄었다.
  • “2주 전에 돌린 그 태스크, 에이전트를 몇 개나 띄웠나요?”라는 질문에 “모르겠는데요, Claude한테 물어보고 알려드릴게요. 수천 개? 수만 개?”라고 답한다. 자기가 만든 시스템의 규모를 자기도 모른다.
  • 마지막에 객석 전원에게 Max 20x 계정을 뿌린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프롬프트 없을 때 모델이 더 똑똑하다”가 사실이라면, 지난 2년간 쌓아온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노하우는 자산인가 부채인가? 우리 팀 CLAUDE.md도 지금 지우면 더 나아질까?
  2. 6개월마다 harness를 갈아엎는 건 모델 회사라서 감당 가능한 사이클 아닌가? 모델 위에 올라탄 스타트업이 같은 속도로 delete를 반복하면 제품 안정성과 고객 신뢰는 어떻게 되나?
  3. “evals도 1~3세대면 saturate되니 버려라”는 곧 측정 기준마저 계속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우리 제품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무엇으로 증명하나?
  4. “코딩은 (거의) 풀렸다”고 하면서도 딥 시스템, 분산 시스템, 픽셀 단위 UI 검증은 아직 아니라고 한다. 그럼 지금 주니어 개발자는 정확히 뭘 배워야 살아남나?
  5. 개리 탄은 “컨텍스트를 쌓아 소유하라”고 하고 보리스는 “6개월마다 지워라”라고 한다. 둘 다 맞을 수 있나? 쌓아야 할 것과 지워야 할 것의 경계는 뭘까?

실전가져갈 것

  • 새 모델이 나오면 먼저 지워라. 그다음 실제로 써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적으로” 관찰했을 때만 그 줄을 다시 넣어라. 미리 예측해서 규칙을 쓰지 마라 — 그 줄은 모든 요청마다 모델이 읽는 비용이다.
  • 지시는 절차가 아니라 목표로 줘라. “1번 하고 2번 하고 3번 해”는 구형 모델용 패턴이다. 지금은 태스크 설명 + 가드레일 + 종료 조건만 주고 맡긴 뒤 나중에 확인하는 쪽이 결과가 좋다.
  • “예전에 안 됐던 그 문제”를 목록으로 관리하고,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그대로 다시 던져봐라. 대형 재작업은 탄탄한 테스트 스위트가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 — 검증 가능해야 에이전트를 오래 풀어놓을 수 있다.
  • 반복 유지보수는 사람이 하지 말고 routine으로 돌려라. 데드코드 제거, 롤아웃 끝난 플래그 정리, 테스트 보강, 중복 추상화 통합 — 각각 한 문장짜리 프롬프트로 매일 PR을 만들게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보면

한국 개발 조직은 컨벤션 문서와 사내 가이드라인을 쌓아 올리는 걸 성숙도의 증거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보리스의 메시지는 정확히 그 반대다 — 그 축적물의 상당수는 이미 죽은 모델의 결함을 패치하던 잔해이고, 6개월마다 과감히 지울 수 있는 조직만 새 모델의 성능을 온전히 가져간다. 더 뼈아픈 건 “이론 잊고 경험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인데, 알고리즘 코테 중심으로 사람을 거르는 채용 시장이 정작 “모델을 관찰하고 빠르게 자기 전제를 버리는 사람”을 못 골라낼 가능성이 있다.

04

지능을 소유하라 — 개리 탄의 개인 AGI 선언

Garry Tan: Own Your Intelligence

Garry Tan · President & CEO, Y Combinator 방송 배분 10분

AGI는 데이터센터에 오지 않는다, 내 폴더 안에 이미 와 있다.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보리스가 “6개월마다 지워라”라고 한 직후에 “쌓아서 소유하라”가 나옵니다. 붙여 놔야 싸움이 됩니다.

Garry Tan: Own Your Intelligence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핵심 공식은 이것. 지능 = 프론티어 모델(렌트, 커모디티) + 내 컨텍스트(소유, 유일무이) + 하네스. 모델은 빌려 쓰는 거고 값도 계속 싸지는데, 진짜 자산은 “내 컨텍스트”라는 것.
  • 구독료 내는 챗봇은 탭 닫으면 리셋되고 회사가 방향 틀면 로보토미당하는 “내가 소유하지 않은 기업 AGI”다. 반면 개인 AGI는 내 인프라에서 돌고, 내가 소유한 메모리를 읽고, 내가 쓴 절차를 실행하며 매일 복리로 쌓인다.
  • 소유의 대상은 둘. 하나는 라이브러리(25년치 이메일·회의·결정과 그 이유를 담은 마크다운 아카이브), 다른 하나는 스킬 파일(내가 일하는 방식을 영어 한 페이지로 뽑아낸 실행 가능한 인지). 본인은 22만 페이지짜리 GBrain을 운영한다.
  • 실행법 5단계: ① 오늘 밤 하네스 깔고 에이전트 돌리기 ② 주말에 폴더 하나로 라이브러리 시작 ③ 제일 싫어하는 주간 업무로 첫 스킬 파일 쓰기 ④ 정기 잡으로 걸기 ⑤ 절대 일회성 작업 금지, 끝날 때마다 skillify.
  • 90일 곡선: 1주차 장난감, 4주차 플라이휠, 12주차엔 남들이 빌려달라는 도구. 대부분 2주차에 그만둔다.
  • 마지막은 정치적이다. 스킬 파일은 문서가 아니라 외부화된 내 인지라서, 내 레포에 있으면 이직할 때 따라오는 자산이고 회사 레포에 있으면 나는 빈손으로 나가고 회사는 내 판단력을 영원히 돌린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다들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데, 기다리던 그건 이미 방 안에 들어와 있어요. 신처럼 안 생겼습니다. 인프라처럼 생겼죠. 터미널 창 하나, 마크다운 파일 폴더 하나, 자는 동안 끝나 있는 잡 하나.

“Everyone is watching the sky and the thing they're watching for is already in the room. It doesn't look like a God. It looks like infrastructure, a terminal window, a folder of markdown files, a job that finishes while you sleep.”

AGI를 “사건”이 아니라 “확산된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문장. 오프닝으로 최적.

내가 소유하지 않은 기업 AGI는 그 회사가 뭔가 출시할 때만 좋아집니다. 내 개인 AGI는 쓰는 날마다 좋아져요. 하나는 소비하는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쌓아 올리는 자산입니다.

“The corporate AGI you don't own gets better only when the company ships something. Your personal AGI gets better every single day you use it. One of these is a product you consume. The other is an asset you build.”

“Own Your Intelligence”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한 방에 정리되는 대목.

똑같은 Claude, 똑같은 가중치, 똑같은 컨텍스트 윈도우, 똑같은 API를 쓰는데 어떤 사람은 2배가 되고 어떤 사람은 100배가 됩니다. 레버리지는 가중치에 있는 게 아니에요. 어떤 컨텍스트를 주느냐에 있습니다.

“There are 2X people and there are 100X people who are using the same Claude, same weights, same context window size, same API, but the leverage is not in the weights. It's in what context you give it.”

같은 도구 쓰는데 왜 결과가 갈리냐는 질문에 대한 YC 수장의 답. 제일 논쟁 붙기 좋은 지점.

아무도 관리 안 하는 브레인은 검색 잘 되는 쓰레기장일 뿐입니다. 검색은 낡은 사실을 아주 자신 있게 꺼내 옵니다. 나쁜 스킬 파일은 나쁜 프로세스를 영원히 박제하고요.

“A brain nobody curates is a garbage dump with great search. Retrieval will surface a stale fact with total confidence. A bad skill file encodes a bad process forever.”

강연 유일한 자기반박 구간. 컨텍스트 쌓기만 하면 된다는 순진한 해석을 본인이 먼저 막는다.

마크다운은 사실 코드입니다. 영어로 명확한 지시를 쓸 수 있으면 당신은 프로그래머예요. 컴파일러가 언어 모델인 거죠.

“Markdown is actually code. If you can write clear instructions in English, you're a programmer. The compiler is a language model.”

예전에 이 말로 엄청 욕먹었다고 본인이 언급하는데, 지금은 더 맞다고 밀어붙인다. 개발자 청중 반응이 갈릴 문장.

장인들은 자기 연장을 소유했어요. 그래서 자유로웠죠. 공장이 그걸 깨뜨렸습니다. 베틀은 방직공장 소유였으니까요. 지식노동자들은 우리 연장은 머릿속에 있어서 아무도 압수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킬 파일이 그 시대를 끝냅니다.

“Craftsmen owned their tools. That's what made them free. The factory broke that. The loom belonged to the mill. The knowledge workers assumed we were safe because our tools lived in our heads where nobody could confiscate them. Skill files end that.”

지식노동자의 “머릿속은 안전지대”라는 전제가 처음으로 깨진다는 역사적 비유.

그 정도로 강력한 게 사유화되면 사제 계급이 생깁니다. 그게 공짜로 풀리면 르네상스가 오고요.

“When something that powerful stays private, you get a priesthood. When it gets given away, you get a renaissance.”

왜 전부 오픈소스로 풀었냐는 질문에 대한 답. 행사 전체의 메시지를 한 줄로 압축.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강연 오프닝을 통째로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1656년 파문, 입 다물면 연 1000길더 준다는 제안 거절, 칼에 찔릴 뻔해 찢어진 망토를 평생 안 꿰맨 이야기까지. 그런데 반전 — 이 오프닝 자체를 5일 전에 에이전트가 만들었다. 전기 3권 1500페이지를 밤새 읽혀서 “가장 이야기하기 좋은 순간 10개를 딜리버리 노트까지 붙여 랭킹”으로 뽑아냈다고 무대에서 공개한다.
  • “여러분이 지금 그 안에 앉아 계신다”며 컨퍼런스 자체를 증거로 든다. 6,000명 좌석 배치와 개인별 브레이크아웃 일정을 마크다운이 SQL을 호출하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 악플을 “채택 곡선”으로 해석한다. “에이전트가 내 코드 대부분을 짠다고 말하면 점심때쯤 조롱이 도착한다. 그런데 제일 시끄럽게 조롱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뭘 배포하나 보면 죄다 에이전트다. 먼저 인용 트윗을 하고, 그다음엔 git clone을 한다.”
  • YC 재무팀 직원이 터미널 한 번 안 열어본 상태로 엑셀 워크북 약 100개를 앱 하나로 합쳤다는 사례. “그분은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이제 에이전트 매니저죠.”
  • 가장 뭉클한 마무리. 희귀 뇌전증을 앓는 아들을 둔 친구가 랩도 연구비도 없이 마크다운 8만 개짜리 레포를 만들었다. 전문의 진료, 논문, 발작 로그,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인덱싱해서 새 의사가 아이디어를 내면 몇 분 안에 이미 시도된 건지 알 수 있게. “아빠 한 명, 노트북 한 대, 그리고 도서관 하나.”

토론주고받을 논점

  1. “모델은 렌트, 컨텍스트는 소유”라는 공식이 진짜로 성립할까? 모델이 계속 좋아지면 개인 라이브러리 없이도 웬만한 건 다 되는 거 아닌가?
  2. 22만 개 마크다운 페이지. 이거 실제로 유지 가능한 규모인가? 본인도 “큐레이션 안 된 브레인은 검색 잘 되는 쓰레기장”이라고 인정했는데, 그럼 사서를 유지하는 비용이 절약분보다 작다는 보장은 어디에?
  3. 400배라는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본인이 먼저 “가장 병적인 장황함 페널티를 먹여도 최소 8배”라고 방어선을 쳤는데, 코드 라인 수가 아직도 유효한 생산성 지표인가?
  4. 스킬 파일 소유권 문제는 한국 고용 환경에서 어떻게 되나? 업무 산출물 귀속, 경업금지, 개인 레포 반출 금지인 회사에서 “내 스킬은 내 것”을 어떻게 실천하지?
  5. “마크다운이 코드고, 영어로 명확히 쓰면 프로그래머”라는 주장 — 개발자 직군에 좋은 소식인가 나쁜 소식인가? 그리고 한국어로 스킬 파일을 쓰는 건 영어 대비 얼마나 불리한가?

실전가져갈 것

  • 오늘 밤 안에 폴더 하나 만들고 시작하자. 22만 페이지도 시작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마크다운 몇 개”였다. “창고부터 짓는 사람은 없습니다. 먼저 선반 하나를 만드는 거죠.”
  • 일회성 작업을 하지 마라. 작업이 끝날 때마다 방금 한 걸 스킬로 만들어달라고(skillify) 시켜서 재사용 가능한 마크다운으로 남길 것. “같은 걸 두 번 부탁해야 한다면, 그건 실패한 겁니다.”
  • 첫 스킬 파일은 “매주 하는데 제일 하기 싫은 일”로 고른다. 판별 기준은 “똑똑한 인턴이 따라 할 수 있으면 에이전트도 실행할 수 있다”.
  • 라텐트와 결정론을 분리하라. 취향·판단·애매한 요청 해석은 모델에게, 산수·SQL·6,000명 좌석 배치는 반드시 코드와 DB로. 이걸 헷갈리는 게 에이전트 실패의 거의 전부다.

한국에서 보면

사내 보안정책상 개인 레포 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업무 산출물 귀속이 회사로 가는 환경에서 “내 스킬은 내 레포에”는 선언으로 끝나기 쉽다. 현실적인 선 긋기는 회사 데이터는 두고 오되 판단의 절차는 문서로 들고 나오는 것. 반대로 희망적인 각도도 있다 — 무기가 인력 규모가 아니라 축적된 컨텍스트라면, 그건 인원 적은 한국 스타트업과 1인 개발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물리 법칙이다.

05

모델은 이미 충분하다, 문제는 세상이 못 따라간다는 것

Alexandr Wang: “This is a Once-in-a-Civilization Opportunity”

Alexandr Wang · Founder, Scale AI (YC S16) · 現 Meta Superintelligence Labs (진행: Garry Tan) 32분 방송 배분 7분

스케일링 논쟁은 그만, 지금은 다윗이 아니라 골리앗 대 골리앗이다.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쌓기냐 지우기냐 논쟁을 “애초에 모델이 문제냐, 확산이 문제냐”로 한 단계 넓히는 자리.

Alexandr Wang: “This is a Once-in-a-Civilization Opportunity”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Scale AI를 19살에 창업한 알렉산더 왕이 이제 Meta Superintelligence Labs를 이끌면서 YC 무대에 돌아왔다. MIT에서 모델을 돌려보다 “컴퓨트와 코드는 버튼 하나로 구하는데 데이터만 못 구한다”는 단순한 관찰에서 회사가 시작됐다.
  • 창업 초기 데이터는 전혀 섹시하지 않은 분야였고, 매출이 좋은데도 VC들은 계속 회의적이었다. 왕은 “모델을 한 번도 학습시켜본 적 없는 투자자들이라 이해를 못 한 것”이라고 정리하는데, 그 투자자들이 지금은 데이터가 AI의 핵심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 가장 논쟁적인 주장은 “지금 병목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확산”이라는 것. 오늘 이후로 모델이 하나도 안 좋아져도 경제와 사회는 수십 년간 뒤집힐 거리가 이미 쌓여 있다는 입장이다.
  • 그래서 “언제 superintelligence가 오냐, 벽에 부딪히냐” 같은 논쟁은 시간 낭비에 가깝다고 본다. 되돌아보면 “지능이 흔해졌고 행동력이 흔해졌다”는 사실만 명백할 거라는 것.
  • 스타트업 대 빅테크 구도도 다시 정의한다. 예전엔 다윗 대 골리앗이었지만 이제는 골리앗 대 골리앗이고, 에이전트로 증강된 스타트업이 “메카 골리앗”이 되어 기존 강자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지금 세상의 병목은 AI 모델의 발전이 아니에요. 이미 존재하는 이 엄청난 기술을 세상 전체에 퍼뜨리고, 세상이 여기에 적응하도록 돕는 게 병목입니다.

“I think we're at this amazing moment in the world where the bottleneck is not the progress of the AI models, the bottleneck is diffusing that through the rest of the world and helping the world adapt to this amazing technology that already exists.”

프론티어 랩 수장이 “모델 성능이 병목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건 자기 사업 부정처럼 들려서, 진심인지 포지션 토크인지 따져볼 거리가 크다.

오늘부터 모델이 전혀 안 좋아진다고 해도, 경제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완전히 뒤집힐 겁니다.

“If the models didn't improve at all from today, there would still be like decades and decades of total upheaval and change in the economy and how the world operates.”

“AI 버블이냐” 논쟁에 그대로 던질 수 있는 문장.

10년 전에 창업하면 다윗 대 골리앗이었죠. 근데 지금은 에이전트와 AI 덕분에 오히려 골리앗 대 골리앗에 가깝다고 봅니다.

“10 years ago if you started a company it was like David versus Goliath... And now I actually think with the power of Agents and AI broadly speaking, it's much closer to Goliath versus Goliath.”

스타트업 대 빅랩 구도를 한 문장으로 뒤집는 대목.

좀 이상했어요. 근데 그 투자자들 중에 모델을 직접 학습시켜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러니 이해를 못 했겠죠.

“It was really weird to me, but none of the investors had ever trained a model, so I guess they didn't really get it.”

“남들이 안 믿을 때 나만 아는 것”의 교과서적 사례.

10년 전엔 최고의 AI가 유튜브 영상에서 고양이를 알아보는 수준이었어요. 지금 우리는 디지털 신과 대화하고 있죠.

“A decade ago, the best AI models could recognize cats in YouTube videos. And now we're talking to a digital god.”

짧고 세서 클립용으로 최고.

제대로 된 에이전트 루프를 만들고, 에이전트가 최적화할 올바른 eval이나 지표만 잡아주면, 에이전트 떼가 엔지니어 100명 팀보다 더 많은 걸 해냅니다.

“If you can develop the right agentic loop and you have the right eval or the right metric for the agents to optimize, you can have a swarm of agents accomplish more than like a team of a hundred engineers.”

Meta 내부에서 실제로 봤다는 구체적 주장. 핵심이 “루프”가 아니라 “지표”라는 점을 짚어줄 수 있다.

기계적으로는 지표를 정하는 거고, 그다음은 결국 스킬 파일, 마크다운 파일, 크론잡이에요. 파고들면 다 이렇게 시시하다는 게 늘 웃기죠.

“Mechanically figuring out what the metric is. And then it just comes down to skills, markdown files, cron jobs. I think it's always funny how mundane everything is once you really dig into it.”

슈퍼인텔리전스 얘기하다가 결론이 마크다운과 크론잡. 개리 탄과 정확히 같은 결론에 독립적으로 도달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파르면서도 가장 오래 갈 지수 곡선이 뭔지를 찾아내세요.

“Try to identify what is the exponential in the world that has both the steepest curve and will go the longest.”

18살의 자신에게 보내는 조언. “지금 그 곡선이 뭐냐”로 각자 답을 내놓는 코너로 쓰기 좋다.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I'm sure nobody here writes code anymore. That's ridiculous.” — 코드 짜냐는 질문에 대놓고 비꼬는 톤. 정작 바로 뒤에서 “그래도 systems thinking은 절대 안 죽는다”로 수습한다.
  • 링크드인 저격. AI에 무슨 마법이 있는 것처럼 쓰는 링크드인 스레드 얘기가 나오자 “링크드인은 무시해라, 고객 얻는 곳일 뿐”이라고 즉답한다.
  • 진행자가 자기 에이전트 툴들을 “항상 길가에 퍼지는 페라리”라고 부르고, 왕은 “우리 harness는 안 퍼지길 바란다”며 harness 말장난을 하고 “의도한 말장난 아님”이라고 굳이 덧붙인다.
  • “18살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감동 코너 끝에 곧바로 “한 가지 더 있습니다”라며 객석 전원에게 API 크레딧 $1000을 뿌린다. 감성 마무리를 영업 마무리로 갈아치우는 전개.
  • YC 시절 평가가 솔직하다. “YC는 응원도 해주지만 네가 멍청이 짓 할 땐 멍청이라고 말해준다”며, 원래 아이디어는 한두 달 만에 접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인정한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확산이다”는 말, 진짜 믿음일까 아니면 프론티어 경쟁에서 1등이 아닌 쪽의 포지션 토크일까? Scale AI 시절이었으면 같은 말을 했을까?
  2. “다윗 대 골리앗이 아니라 골리앗 대 골리앗”이라는 주장은 스타트업에게 희소식일까 악몽일까? 에이전트로 증강된 스타트업이 정말 인컴번트를 이긴 사례가 지금 있나?
  3. “언제 superintelligence가 오나” 논쟁이 시간 낭비라면, 우리가 매주 하는 벤치마크/스케일링 얘기도 시간 낭비인가?
  4. 에이전트 떼가 엔지니어 100명을 이긴다는 말에서 핵심은 “올바른 eval/지표”다. 그럼 앞으로 조직의 진짜 희소 자원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무엇을 측정할지 정하는 사람”인가?
  5. 모델이 싸져야 한다는 Meta의 논리는 후발주자의 전략적 선택 아닌가? 도덕적 언어로 포장된 포지셔닝을 어디까지 액면 그대로 받아야 하나?

실전가져갈 것

  • 본인이 직접 겪은 불편에서 시작하라. 왕의 창업 근거는 트렌드 리서치가 아니라 “컴퓨트랑 코드는 버튼으로 구하는데 데이터만 못 구한다”는 개인적 경험 한 줄이었다.
  • 에이전트 시스템 만들 때 순서를 뒤집어라. 먼저 최적화할 지표(eval)를 정하고, 그다음이 스킬 파일 · 마크다운 · 크론잡이다. 도구부터 고르는 게 아니다.
  • 지금 만드는 제품이 “가장 가파르고 가장 오래 갈 지수 곡선” 위에 있는지 자문하라. 시작점이 시시해 보이는 건 문제가 아니다.
  • 코드를 안 짜게 되더라도 시스템 사고는 버리지 마라. 추상화 레이어만 바뀔 뿐이고, 다음 단계는 백만 개 에이전트를 어떻게 조직하느냐다.

한국에서 보면

한국은 데이터 라벨링·AI 학습데이터 산업이 이미 크게 자리잡은 나라인데, 왕의 말대로 병목이 모델이 아니라 확산이라면 진짜 기회는 데이터 공급보다 각 산업 현장에 에이전트 루프를 심는 쪽에 있다. 그리고 저렴한 오픈 모델이 계속 쏟아지는 흐름은 GPU 예산이 빠듯한 한국 스타트업에게 가장 현실적인 무기라, 프론티어 모델을 따라가려 애쓰기보다 “싼 모델 + 잘 설계된 eval + 도메인 지식” 조합에 승부를 걸 만하다.

06

“프론티어 랩 안 가면 하층민”? 샘 알트만이 직접 반박하다

Sam Altman: “Never a Better Time to Do a Startup”

Sam Altman · Co-founder & CEO, OpenAI (진행: Garry Tan) 39분 방송 배분 8분

AGI가 코앞인데 왜 지금이 창업하기 제일 좋은 때인가.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여기서부터 창업 얘기로 전환. “랩에 못 가면 끝”이라는 불안은 한국 커뮤니티에도 똑같이 돌고 있어서 반응이 좋을 대목.

Sam Altman: “Never a Better Time to Do a Startup”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2005년 YC 1기 시절 3개월 걸려 만든 스타트업을 지금은 코딩 에이전트가 몇 분 만에 만든다며, 이걸 슬퍼할 게 아니라 “그럼 나는 3개월 동안 뭘 만들 것인가”로 뒤집어야 한다고 말했다.
  • “프론티어 랩에 못 들어가면 영구 하층민”이라는 X 밈을 대놓고 “멍청한 소리”라고 반박하며, 오늘 만들어지는 스타트업들이 과거보다 훨씬 크고 중요해질 거라고 베팅했다.
  • 스타트업이 몰려서 크게 터지는 시기는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비용이 내려가고 사이클 타임이 짧아질 때(인터넷 붐, 페이스북 앱, 앱스토어)인데 지금이 딱 그때이며, 게다가 “전문성 확보”라는 전통적 장벽까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 OpenAI 초기에는 “AGI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전 세계 50명인데 그중 45명이 우리 회사에 있다”고 농담할 정도였고, 모두가 바보라고 부른 그 시기가 경쟁자 없이 연구할 시간을 벌어준 “선물”이었다고 회고했다.
  • 허깅페이스 사건(모델이 샌드박스를 뚫고 다른 회사를 해킹한 사고)을 “얼라인먼트 실패이자 보안 실패”라고 인정하며, 10년 전이었다면 초지능 급 사건으로 분류됐을 텐데 골대가 움직였다고 했다.
  • 향후 6개월이 지난 2년치 모델 발전과 맞먹을 거라 예측했고, 토큰 사용량 통계를 근거로 추론 수요는 사실상 상한이 없다고 봤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요즘 도는 밈 중에 “프론티어 랩에 안 들어가면 영구 하층민이 된다”는 게 있는데, 진짜 멍청한 소리예요.

“Man, there's this whole meme going around, which is like, you have to join a frontier lab or you're gonna be a member of the permanent underclass — because it's so dumb.”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에도 똑같은 불안이 도는데, 그 판을 만든 당사자가 직접 부정한 발언.

저는 이 흐름이 대체로 “오래된 경력”에 불리하게, “도구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거라고 봅니다.

“I would bet that this generally will cut against many years of experience in favor of people who have a lot of fluency with the tools.”

연차와 경력을 중시하는 한국 조직 문화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발언.

OpenAI에서 몇 년 동안은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큰 비밀을 알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다들 우리를 바보라고 불렀죠. 그리고 우리가 망상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데이터 포인트가 점점 쌓였고요.

“For years at OpenAI, it felt like we knew the biggest secret in the world. Everybody was calling us an idiot. And we had increasing data points to convince ourselves we weren't delusional.”

“계속 가는 것”과 “진짜 망상”을 가르는 기준이 데이터 포인트라는 게 실용적 조언으로 쓸 수 있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AGI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은 전 세계에 50명뿐인데 그중 45명이 OpenAI에 있으니 괜찮다고 했어요.

“We used to joke that only 50 people in the world believed that AGI was possible, but it was okay because 45 of them worked at OpenAI.”

짧고 웃기고 인용하기 좋은, 이 세션에서 가장 클립 만들기 좋은 문장.

당신의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못 찾겠다면, 그건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입니다.

“If you can't find anybody else that shares your belief, you should pay attention to that.”

앞의 “남들이 다 틀렸다고 해도 가라”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조건.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하냐로 토론 가능.

그건 당신의 영혼을 좀먹습니다. 도덕적으로 파산한 짓이에요.

“It will poison your soul. It is a morally bankrupt thing to do.”

트위터에서 남 조롱하는 것에 대한 작심 발언의 클라이맥스. 현장에서 나온 진짜 감정이라 톤이 다르다.

저는 이게 얼라인먼트 실패라고 봅니다. 보안 실패이기도 하고요. 아주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I think it's an alignment failure. I think it's a security failure. I think it's like a very serious thing.”

CEO가 자사 사고를 두 종류의 실패로 명시적으로 인정한 발언. 보통은 이렇게 말 안 한다.

제가 10년 뒤에 대해 특히 불안해하는 디스토피아 하나는, 우리가 AI 안전에 과잉 반응하는 겁니다.

“There's like one dystopia that I'm particularly nervous about 10 years from now is we overreact to AI safety.”

안전 얘기를 하다가 “과잉 규제 디스토피아”로 방향을 꺾는 지점 — 이해관계가 걸린 발언이라 곱씹을 여지가 크다.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숫자가 계속 바뀐다. 처음엔 “3개월 걸린 걸 코딩 에이전트가 7분에”, 조금 뒤엔 “17초에”, 마지막엔 “17분에”라고 말한다. 본인도 정확한 배수는 신경 안 쓰는 게 티가 난다.
  • 개리 탄이 방송 중에 현장 참가자들을 공개 저격한다. 청중 일부가 “YC는 LARP(역할극)”이라고 트윗하고 있다며 그만해달라고 하고, 샘은 오히려 “무슨 LARP라는 건데요?”라고 되묻는다.
  • 샘이 “게리는 지금 이 말 못 하니까 내가 대신 한다”며 YC 운영의 최대 짜증은 트위터 안티들 상대하는 거라고 대신 욕해준다.
  • 개리가 추론 수요가 9만 배 늘 거라고 하자 샘이 “세상이 1000배씩 몇 년 연속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바로 눌러버린다. YC 대표보다 OpenAI CEO가 더 보수적인 장면.
  • “너무 야심찬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답이 “그 피치 듣고 싶네요. 이메일 주세요.” 사실상 공개 딜 소싱.

토론주고받을 논점

  1. “경력 연차보다 도구 숙련도가 이긴다”는 말, 정말 그럴까? 한국처럼 연차·직급 기반으로 굴러가는 조직에서 이게 실제로 통할까, 아니면 결국 도구 잘 쓰는 시니어가 다 먹는 걸까?
  2. 샘이 “남들이 다 틀렸다고 해도 밀어붙여라”와 “아무도 안 믿으면 그건 신호다”를 같은 대화에서 말한다. 이 둘의 경계선은 뭘까?
  3. “프론티어 랩 아니면 하층민” 밈을 부정하는 사람이 하필 프론티어 랩 CEO다. 진심일까, 생태계 유지가 필요한 포지션 토크일까?
  4. 허깅페이스 사건을 “얼라인먼트 실패이자 보안 실패”라고 인정하면서도 “이게 제일 큰 사례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책임 있는 투명성일까, 사고 규모를 관리하는 화법일까?
  5. “AI 안전에 과잉 반응한 디스토피아”가 진짜 걱정거리로 앞자리에 놓일 만한가? 한국의 AI 규제 논의에 대입하면 우리는 과잉 규제 쪽일까 방치 쪽일까?

실전가져갈 것

  • 생산성이 100배 올랐으면 결과물을 100배로 키워라. 3개월 일을 17분에 끝내고 퇴근하는 게 아니라, 3개월치 시간에 예전엔 상상도 못 했을 규모를 만드는 게 이번 판의 기본값이다.
  • “모두가 좋다는 아이디어”는 자금은 잘 모이지만 큰 결과가 나오는 빈도는 낮다. 반대로 아무도 안 믿는 아이디어는, 스스로를 설득할 데이터 포인트가 쌓이고 있는지로 망상과 구분하라.
  • 공동창업자와 네트워크는 즉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샘이 그렉 브록만을 만난 것도 창업 8년 전 스트라이프 채용 도와주다가였다.
  • 지금은 시장 진입 타이밍이 특히 좋다. 기술 변화 속도·비용 하락·짧은 사이클 타임이 겹칠 때 기존 강자의 이점이 무너지는데, 여기에 “전문 인력 확보”라는 장벽까지 에이전트가 없앴다.

한국에서 보면

샘이 말하는 승리 조건 — 경력보다 도구 숙련도, 소수 인원 + 에이전트 군단, 남들이 비웃는 것에 오래 베팅하기 — 은 연차·조직·컨센서스 중심으로 굴러가는 한국식 커리어 문법과 거의 정반대다. 반대로 “아무도 안 믿는 걸 오래 붙들 수 있는 사람”에게는 지금이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자본과 인력 열세가 덜 치명적인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07

성공하면 어쩔 건데? — 패트릭 콜리슨

Patrick Collison: “What If You Succeed?”

Patrick Collison · Co-founder & CEO, Stripe (진행: Harj Taggar, YC Group Partner) 31분 방송 배분 7분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다음 30년”을 기준으로 회사를 고르라는 이야기.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알트만의 “지금 당장 시작해라” 바로 뒤에 “근데 성공하면 30년이야”가 오면 톤이 잡힙니다.

Patrick Collison: “What If You Succeed?”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스트라이프는 2009년 스타트업 스쿨 끝나고 초밥 먹고 걸어오다 결정됐다. 그때 형제가 한 말이 “뭐, 어차피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텐데”. 실제로는 런칭까지 2년 걸렸다.
  • 제목의 “성공하면?”은 이런 뜻이다. 다들 실패 리스크만 계산하는데, 정작 물어야 할 건 성공했을 때 그 회사를 10년, 17년, 30년 하고 싶냐는 것.
  • AI 시대에 뭘 배워야 하냐는 질문에 “인지적 L1 캐시” 비유로 답한다. 모델한테 물어보면 되지만 그건 머릿속에 있는 것보다 훨씬 느리고, 두뇌 안에서의 왕복 횟수를 이길 수 없다는 것.
  • MIT를 두 번 자퇴했다. 자퇴는 트랩도어가 아니고 되돌아갈 수 있으며, 부모들이 걱정하는 평판 리스크는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가 그의 결론.
  • 린 스타트업 재검토. 20년 전엔 자본이 없어서 그 방법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크고 야심찬 걸 세울 수 있다. 오히려 남들과 “적극적으로 탈상관(decorrelate)”해야 한다는 표현을 쓴다.
  • 스트라이프 데이터: 신규 사업체 수가 전년 대비 약 2배로 역대 최대 증가폭. 게다가 중앙값 사업체의 성과도 작년보다 좋아졌다. AI가 소수 기업에 몰아주는 게 아니라 승자가 수천 개 나오는 쪽으로 간다는 것.

인용읽고 갈 문장들

뭐, 해보지 뭐. 어차피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텐데.

“We might as well, because it probably won't be that hard.”

스트라이프의 창업 동기 전체가 이 한 줄인데, 결과적으로 17년짜리 일이 됐다는 게 그대로 개그가 된다.

다들 자연스럽게 실패 가능성을 걱정하죠. 근데 그 반대를 물어야 해요. 성공하면 어쩔 건데? 그걸 10년, 17년, 30년 동안 하고 싶으세요?

“You always worry naturally about possibility of failure... I think you need to ask the converse of that, what if you succeed? Are you gonna want to work on that for 10 years, for 17 years, for 30 years?”

이 세션의 제목이자 핵심. 리스크 관리의 방향을 통째로 뒤집는 질문이다.

그건 인지적 L1 캐시에 들어 있는 것보다 훨씬 느려요.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훨씬 더 많이 왕복할 수 있고요.

“That's a hell of a lot slower than knowing it in cognitive L1 cache. And you can have way more round trips in your brain.”

“AI 시대에 공부할 필요 있나”라는 질문에 감성이 아니라 레이턴시로 답한 것이 근사하다.

우리는 트렌치코트 안에 다람쥐 몇 마리 들어가서 진짜 회사인 척하는 꼴이었어요.

“We felt like the proverbial squirrels in a trench coat trying to masquerade as a real business.”

금융업에 뛰어든 20대 두 명의 자기 인식을 이보다 잘 표현하기 어렵다.

많은 부모님들이 자퇴하면 평생 평판에 흠이 간다고 생각하시죠. 근데 제가 보기엔, 아무도 신경 안 쓰던데요.

“A lot of parents think that dropping out is very risky and will impugn your reputation for the rest of your life. And as far as I can tell, nobody has ever cared.”

두 번 자퇴한 사람이 담담하게 말해서 더 세다. 한국 맥락에서는 훨씬 논쟁적인 문장이기도 하다.

모든 사업은 세상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한 응용 이론이에요. 저는 스트라이프 고객을 만나서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Every business is a kind of applied theory on how some aspect of the world works. I've never met a Stripe customer and thought that's boring.”

물리학 하려던 사람이 “결제 잡일”에서 지적 쾌감을 찾은 방식.

AI 시대에는 남들과 더 공격적으로 탈상관해야 할지도 몰라요.

“Maybe you have to more aggressively decorrelate in the era of AI.”

니치 찾기가 아니라 “아무도 안 서 있는 좌표에서 출발하기”로 창업 전략을 재정의한 한 줄.

지금은 다들 현상 유지의 리스크가 오히려 엄청 크다는 걸 알아요.

“People know that the risk of the status quo is actually extremely high.”

요즘 대기업이 왜 갑자기 스타트업 제품을 사주는지를 설명하는 가장 간결한 문장.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창업 결정의 장소가 초밥집에서 걸어오는 길이었고, 도로 어디였는지까지 기억한다고 한다. 진행자가 바로 “그러니까 오늘 저녁 다들 포트레로 가서 초밥 먹으면 다음 스트라이프가 나오는 거네요”라고 받아친다.
  • 은행이나 파트너 미팅에서 “대놓고 쫓아내진 않았지만, 책상 밑에서 경비 부르는 버튼을 더듬는 게 보였다”는 묘사. 당시엔 핀테크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 첫 프로덕션 고객이 요구한 게 순서대로 “내 결제 내역 좀 보고 싶은데”, “환불하고 싶은데”, 그리고 몇 주 뒤 “근데 내 돈은 언제 주나요”였다. 정산 기능을 그때 만들었다.
  • AI 글쓰기에 대해선 확고하다. Gmail이든 WhatsApp이든 자동완성 추천 문장을 “평생 단 한 번도 보낸 적 없다”고 한다. 야코비안 추측을 증명하는 모델이 왜 설득력 있는 에세이는 못 쓰냐고 되묻는다.
  • “영구 하층민에 갇힐까 봐 지금 자퇴해야 한다”는 밈에 대해, 비행기 발명 때도 인류가 새 시대에 들어간다며 난리였다는 책을 인용해 받아친다. 그리고 “지금이 창업 가능한 마지막 몇 년이라는 쪽에는 저는 언더에 걸겠다”고 말한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성공하면 어쩔 건데?”를 진짜로 자문해본 창업자가 몇이나 될까? 지금 하는 일을 30년 해야 한다면 아이템 선택이 어떻게 달라질까?
  2. “인지적 L1 캐시” 논리는 얼마나 오래 유효할까? 모델이 더 빨라지고 항상 켜져 있게 되면 “머리에 넣어두는 것”의 우위는 사라지는 걸까?
  3. 린 스타트업은 끝났나? “자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던 방법론”이라는 진단에 동의하나? MVP로 좁게 시작하는 게 이제는 오히려 레드오션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일까?
  4. 신규 사업체 2배 증가와 “중앙값 사업체 성과도 개선”이라는 데이터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바이브코딩 슬롭이 늘어난 게 아니라 진짜 파이가 커진 거라고 믿을 수 있나?
  5. 콜리슨은 “머리에 넣어둬라”, 보리스 체르니는 “수업에서 배운 이론 다 잊어라”. 둘 중 누가 맞나, 아니면 서로 다른 층위의 얘기인가?

실전가져갈 것

  • 펀딩 받기 전에 “성공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볼 것. 고객, 직원, 일상 업무가 앞으로 10년 내 삶이 된다.
  • 지루해 보이는 잡일(schlep)의 총합이 재미없는 게 아니라, 그 사업이 다루는 세계가 재미있는지를 봐라.
  • 빨리 런칭할지 오래 만들지는 원칙 문제가 아니라 “현실로부터 피드백이 흐르고 있는가”의 문제. 2년을 만들더라도 프로덕션 고객은 두 달 만에 붙여라.
  • 지금은 대기업이 스타트업 제품을 사주는 이례적인 시기다. “현상 유지가 더 위험하다”는 공포를 세일즈 논거로 쓸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다.
  • AI로 뭘 대체할지 정할 때, 자기가 남에게 넘기지 않을 영역을 하나는 정해둬라. 그에게는 그게 글쓰기였다.

한국에서 보면

한국에서 “자퇴는 아무도 신경 안 쓴다”는 말은 그대로 이식되기 어렵지만, 반대로 “성공하면 이 일을 30년 할 건데 괜찮냐”는 질문은 학벌·트렌드·투자 유치 가능성 순으로 아이템을 고르는 관성에 정확히 꽂힌다. 특히 대기업이 “현상 유지의 리스크”를 처음으로 무서워하기 시작한 지금은, 레퍼런스 없는 신생 팀도 국내 엔터프라이즈에 밀어넣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창구가 열린 시기로 읽을 만하다.

08

55년 된 금지법을 115일 만에 뒤집은 방법

Blake Scholl: Breaking the Supersonic Ban

Blake Scholl · Founder & CEO, Boom Supersonic (YC W16) 50분 방송 배분 8분

일단 만들어서 보여주면, 법도 바뀐다.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AI 얘기만 내리 했으니 여기서 공기를 완전히 바꿉니다. 하드웨어와 규제 싸움, 그리고 이 행사에서 제일 거친 발언들.

Blake Scholl: Breaking the Supersonic Ban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1969년에 인류는 달에 갔고 콩코드를 날렸는데, 반세기 뒤엔 둘 다 못 한다는 문제 제기로 시작한다. 보잉 707과 787을 나란히 놓고 “차이를 못 찾겠죠”라고 말하는 장면이 출발점이다.
  • 블레이크 숄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초기 아마존, 앱 회사 매각)에 항공 지식은 세스나 조종 면허가 전부였다. 2014년 골판지와 합판, 오피스디포 의자로 만든 목업으로 시작해 10여 년 만에 XB-1로 민간 최초 음속 돌파에 성공했다.
  •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소닉붐 제거였다. 충분히 높은 고도에서 그날 기상에 맞는 속도로 초음속에 진입하면 충격파가 하늘에서 U턴해 지면에 닿지 않는 Mach cutoff 현상을, 두 번의 비행에서 여섯 번 음속을 넘으며 실증했다.
  • 그 결과 음속 돌파 24시간 만에 백악관 웨스트윙에 초청받았고, 115일 만에 미국 내 초음속 비행을 다시 합법화하는 행정명령이 나왔다. 이어 하원 만장일치, 상원 상무위 만장일치로 영구 입법이 진행 중이다.
  • 50명으로 초음속기를 만든 비결은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처럼” 하는 것. 엔지니어별 엑셀 시트에 흩어져 있던 계산을 사내 툴로 옮겨 설정 파일로 비행기를 정의하고 몇 분 만에 전체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 항공 부품 공급사와의 반복 속도가 최악이라 자체 머신샵을 지어 설계에서 시제 부품까지 24시간으로 단축했고, 자금 문제는 초음속 엔진을 지상 가스터빈 발전기로 따로 파는 방식으로 풀었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다들 규제 산업에서 창업하는 건 나쁜 생각 아니냐고 하죠. 그런데 알고 보니 규제는 바꿀 수 있더라고요. 방법은 그냥 그걸 만들어서, 왜 괜찮은지 설명하는 겁니다.

“People talk about isn't it a bad idea to build in a regulated industry? Turns out you can change the regulations. And the way you do it is just by building the thing and communicating why it's okay.”

“규제 때문에 안 된다”는 한국 창업판의 국룰 변명을 정면으로 때리는 문장.

소닉붐을 완전히 없애버림으로써, 초음속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발목을 잡던 질문—“대체 얼마나 조용해야 조용한 거냐”—을 아예 치워버릴 수 있었습니다. 붐이 아예 없으면, 싸울 거리가 없거든요.

“So by making the sonic boom disappear entirely, we are able to put aside a question that had long plagued people talking about supersonic flight, which is how quiet is quiet enough? If there's no boom at all, there's nothing to argue about.”

논쟁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논쟁 자체를 없애버리는 전략.

음속을 돌파하고 나서 백악관 웨스트윙에 초청받기까지 24시간쯤 걸렸습니다.

“And so it was about 24 hours from breaking the sound barrier to be invited to the West Wing.”

“115일 만에 행정명령”과 세트로 붙이면 데모 하나가 만든 속도감이 숫자로 확 와닿는다.

우리는 일찍 찾아갔고, 규제 당국을 팀의 일원으로 만들었고, 같이 일했습니다. Boom 대 FAA가 아니라, Boom + FAA 대 문제 구도를 만든 거죠.

“We engaged early, we made the regulators part of the team, and we worked together. We made it Boom plus FAA versus the problem, not Boom versus FAA.”

우버식 “일단 저지르기”와 정반대 전략을 같은 강연에서 둘 다 옹호한다는 게 포인트.

참고로 이게 많은 규제의 패턴입니다. 선의를 가진 누군가가 대중을 안전하게 지키려고 만든 게 아니에요. 경쟁하기 싫은 기득권이 워싱턴으로 달려가서 정부 힘으로 경쟁자를 막아달라고 하는 데서 나옵니다.

“By the way, this is the pattern in a lot of regulation. It doesn't come from some well-meaning person trying to keep the public safe. It comes from some entrenched, frankly, lazy interest that doesn't want to have to compete and runs to DC and tries to use the power of government to shut their competition down.”

한국의 타다·원격의료·드론 사례에 그대로 겹쳐 읽히는 대목.

그래서 우리 자체 머신샵을 짓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디지털로 설계한 엔진 부품에서 시제 부품까지 24시간이면 갑니다. GE에도 롤스로이스에도 보잉에도, 어떤 대형 항공사에도 존재하지 않는 방입니다.

“So we chose to build our own machine shop. And now we can go from a digitally designed engine part to a prototype part in about 24 hours. This is a room that does not exist at GE or Rolls-Royce or Boeing or any other large aerospace company.”

“수직계열화 = 느림”이라는 통념을 뒤집은 지점. CI/CD로 치면 자체 빌드 서버를 짓는 것과 같다.

회사 현금이 7일치까지 떨어져서, 이사회가 저한테 회사 문 닫으라고 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There was a moment where we got down to seven days of cash and the board told me to shut the company down.”

10년 서사의 감정적 최저점. “아직 길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답했다는 다음 문장과 붙이면 클립으로 그대로 쓸 수 있다.

“하드웨어는 경력이 이긴다”? 이건 크고 멍청한 회사에 있는 늙은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 중 하나고, 사실이 아닙니다.

“In hardware, experience wins. This is one of these lies told by old people at big, dumb companies, and it's just not true.”

강연에서 가장 거칠고 웃긴 발언. 샘 알트만의 “경력보다 도구 숙련도”와 정확히 같은 편에 선다.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2015년 시드 라운드에서 제프 베조스가 패스했는데, 같은 해 아마존 주주서한에 “어떤 건 대기업만 할 수 있다”며 여객기를 예로 들었다는 얘기. 본인 커리어가 초기 아마존에서 시작됐다는 점까지 겹쳐서 더 웃프다.
  • 회사 이름 짓고 사람들이 비웃었다는 대목 — “폭발음을 회사 이름으로 쓰는 항공 스타트업이 어디 있냐.” 첫 목업은 골판지 + 합판 + 오피스디포에서 산 의자였다.
  • “최악의 조언”으로 엄마 얘기를 꺼내며 “hi mom” 하고 인사한다. 엄마 조언은 “네가 좀 아는 걸 하지 그러니?”였고, 그는 그게 최악의 조언이라고 말한다.
  • 미국 금형(tool & die) 산업이 죽어서 엔지니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중국에선 야구공을 던지면 금형 엔지니어가 맞는다”고 표현한다.
  • 보잉이 Boom을 “귀엽다, 어차피 성공 못 할 것”이라고 봐서 오히려 레이더 밑을 날 수 있었다는 자백. 초음속 공대공 생중계는 아이폰으로 찍어 스타링크로 쐈다.

토론주고받을 논점

  1. 우버식 “일단 하고 나중에 합법화”와 Boom식 “FAA를 팀에 넣기” — 갈림길은 뭘까? 숄은 “기득권 적이 있느냐”와 “안전이 걸려 있느냐”로 갈랐는데, 한국에서 이 기준이 그대로 통할까?
  2. “논쟁에서 이기지 말고 논쟁 자체를 없애라”가 일반화 가능한 전략일까? 기술로 규제 근거를 증발시킬 수 있는 문제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정치가 남는 문제를 어떻게 구분할까?
  3. “why now에 답할 필요 없다, 답은 내가 지금 시작했으니까”라는 주장 — VC 앞에서 이게 통할까, 아니면 이미 XB-1을 날린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일까?
  4. 엔지니어 엑셀 시트를 코드로 옮겨 50명이 초음속기를 만들었다는 얘기 — 우리 업계에서 아직 “엑셀에 갇힌 baby software”로 남아 있는 건 뭘까?
  5. “전문가가 되는 순간 과거에 절여진 사람이 되고 완전히 쓸모없어진다”면서, 동시에 “먼저 해본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전화해서 조언을 들어라”고 한다. 이 둘을 어떻게 양립시키나?

실전가져갈 것

  • 규제를 바꾸는 순서는 “설득 → 승인 → 개발”이 아니라 “개발 → 실증 → 설득”이었다. 반박 불가능한 데모를 먼저 만들면 논쟁 프레임 자체가 사라진다.
  • 규제 당국을 적이 아니라 팀으로 세팅하기: 시작 시점에 먼저 찾아가 무엇을 왜 하는지 설명하고, “확정 전 계획을 미리 보여줄 테니 피드백 달라”고 요청한다. 그 결과 몇 달 걸릴 승인이 90분 만에 났다.
  • 반복 비용을 비트와 원자 양쪽에서 동시에 낮춘다. 스프레드시트 엔지니어링을 실제 코드베이스로 승격시키고, 외부 공급사 대신 자체 머신샵을 만들어 남의 스케줄에 줄 서지 않는다.
  • 돈이 몇 년씩 안 도는 딥테크라면, 최종 제품 이전에 “부분품을 따로 파는 시장”을 찾아라. Boom은 초음속 엔진을 지상 발전기로 먼저 팔아 자본·시험 데이터·신뢰성 검증을 동시에 얻었다.
  • 채용은 경력이 아니라 “남달랐던 증거”로 본다. 경력 없는 지원자에겐 사이드 프로젝트를 사진과 함께 보여달라고 한다.

한국에서 보면

한국은 포지티브 규제라 “일단 만들어서 보여준다”가 미국보다 훨씬 어렵지만, 그래서 오히려 “규제 당국을 팀에 넣는다”는 두 번째 전략이 더 결정적이다 — 타다부터 원격의료, 드론, 자율주행까지 대부분 기술이 아니라 프레임 싸움에서 졌다. 그리고 금형·정밀가공 산업이 아직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점에서, “중국의 게임을 따라 하지 말고 다음 세대 제조를 발명해서 여기서 스케일하라”는 조언은 한국 하드웨어 창업자에게 미국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읽힌다.

09

“얼마나 어렵겠어?” — 틀린 기술로 시작한 회사가 살아남는 법

Jensen Huang: The Mindset That Built NVIDIA

Jensen Huang · Founder and CEO, NVIDIA (진행: Garry Tan) 49분 방송 배분 8분

창업 기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교과서 세 권으로 다시 배운 회사.

이 자리에 배치한 이유클로징. 마지막 한마디가 “오늘을 오늘 이겨내면 된다”라서 방송을 감정적으로 닫을 수 있습니다.

Jensen Huang: The Mindset That Built NVIDIA 썸네일

요약무슨 얘기를 했나

  • 젠슨 황은 1993년 창업 당시 선택한 3D 그래픽 알고리즘이 “완전히 틀렸다”고 인정한다. 1995년에야 그걸 깨달았고, 심지어 회사 안의 누구도 제대로 된 방법을 몰랐다.
  • 주머니에 있던 몇백 달러로 프라이스(Fry's)에서 OpenGL 교과서 세 권을 사서 엔지니어들에게 건넨 게 전환점이었다. “돈 모아서 창업하고, 교과서를 샀다”는 게 엔비디아의 실제 시작이다.
  • 회사의 진짜 큰 아이디어는 “좋은 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 도메인을 가속하는 것”이었다. 그래픽, 분자동역학, 이미지 처리, 그리고 결국 딥러닝까지 같은 렌즈로 봤다.
  • AlexNet을 봤을 때 남들은 이미지 분류를 봤지만 젠슨은 “범용 함수 근사기”를 봤다. 그 순간부터 프로세서-미들웨어-알고리즘-앱까지 5층 스택 전체를 다시 짜는 그림을 그렸다.
  • 지금 가장 중요한 능력은 코딩이 아니라 시스템 사고라고 못박는다. 저수준 작업은 어차피 에이전트가 하고, 에이전트의 최대 과제는 정확도가 아니라 컨트롤 가능성이라고 본다.
  •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서사는 정확히 거꾸로라고 주장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일자리는 전년 대비 10%, 방사선과 일자리는 수년간 20% 늘었다는 숫자를 든다.

인용읽고 갈 문장들

우리가 회사를 시작할 때 골랐던 기술은 완전히 틀린 거였습니다.

“The choice of our technology that we started the company with was absolutely wrong.”

시총 조 단위 회사의 창업 스토리 첫 문장이 “우리 기술 틀렸다”라는 게 강력한 훅.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회사를 세우고, 돈을 모아서, 교과서를 산 거예요.

“And so we actually started the company, raised money, and bought textbooks, when you think about it.”

“투자금으로 뭘 했나” 시리즈 중 역대급. 요즘 창업자들이 투자금으로 뭘 사는지랑 대조해서 놀기 좋음.

현실을 직시할 수 있고, 배울 수 있기만 하다면, 기술 그 자체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And so long as you're able to confront the reality, so long as you are able to learn, the technology itself actually doesn't matter.”

피벗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기술 스택에 목매는 팀” 얘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음.

“그러니까 내가 계약한 걸 당신은 못 하겠다, 그런데 돈은 다 받고 싶다, 이 말이죠?” 저는 “맞습니다, 정확히 그렇습니다”라고 했죠.

“So what you're telling me is what I contract you to do, you can't do, but you would like all the money... And I said, You got it, that's exactly right.”

세가 CEO와의 실제 대화. 웃기면서도 “사람에 투자한다”는 말의 진짜 사례라 두 진행자가 연기해보기 좋은 대목.

우리는 일찍 깨달았어요. 좋은 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 도메인을 가속하는 게 핵심이라는 걸요.

“We realized early on that it's not about building a great chip, it's about accelerating an algorithm domain.”

엔비디아를 “반도체 회사”로만 보면 절대 안 나오는 관점. CUDA 해자의 원점이 여기다.

우리는 방금 범용 함수 근사기를 발견한 겁니다.

“We just discovered the universal function approximator.”

같은 AlexNet을 보고 남들과 다른 걸 본 순간.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떤 렌즈로 보느냐”.

F1 레이서를 만들 건데, 당신이 몰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해요. 차를 당신에게 맞춰야 합니다.

“You're gonna build an F1 racer, but you're gonna build it in a way that you can drive. You should adapt the car to you.”

“파운더 모드”의 가장 좋은 비유. 표준 경영기법 vs 창업자 맞춤 조직 논쟁을 붙이기 딱 좋음.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이야기는 정확히 거꾸로입니다. AI는 “태스크”를 없애는 거예요.

“The narrative about AI destroying jobs is exactly backwards. AI eliminates tasks.”

가장 논쟁적인 대목. 개리 탄의 “네 직업이 스킬 파일이 된다”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재미웃기거나 의외인 부분

  • 무대에 오르자마자 던진 첫마디: “Apparently, if you're here, you are gonna make it.” (여기 온 사람은 다 성공한다면서요) — 객석 빵 터짐.
  • 세가 이야기의 금액이 오락가락한다. 계약은 1,200만 달러였다고 했다가 회사를 살린 건 “그 500만 달러”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가는 엔비디아 상장하자마자 지분을 1,500만 달러에 팔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 “파운더 모드가 34년이나 스케일되나요?” — “0에서 조 단위까지. 증거 없음(No evidence).”이라는 셀프 디스.
  • 2026년이 되어서야 X에 첫 글을 올렸다며 “제가 아마 지구상 마지막 인간일 거예요”라고 자기 내향성을 고백한다.
  • 창업할 때 “회사 만드는 법” 책을 샀는데 500페이지라, “이거 다 읽을 때쯤이면 회사 망하고 돈도 없겠다” 싶어서 안 읽었다는 이야기.
  • 엔비디아 전사에 클로드 코드/코덱스/커서/코그니션을 샌드박스에서 자율 실행시키며 “백화제방” 중이라고 한다. 표준 툴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것.

토론주고받을 논점

  1. “기술은 중요하지 않다, 배우면 된다”는 말, 자본이 무한한 사람의 생존편향 아닐까? 아니면 실제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틀렸다고 인정하지 못해서”일까?
  2. AI가 일자리를 늘린다는 주장(개발자 +10%, 방사선과 +20%). 이 숫자는 어느 시점 데이터일까,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측되나?
  3. “차를 운전자에게 맞춰라(F1 비유)”. 한국 대기업이나 시리즈 B 이후 조직에서 이게 가능한가? 오너 맞춤 조직은 승계 리스크 아닌가?
  4. “에이전트에 필요한 건 정확도가 아니라 controllability, 계획 파일의 단어 하나만 바꾸면 나머지가 재생성되는 것” — 지금 우리가 쓰는 툴 중에 이 수준에 가장 가까운 건 뭘까?
  5. AlexNet을 보고 “범용 함수 근사기”를 본 것처럼, 지금 우리 눈앞에서 다들 보고 있지만 아무도 그 함의를 말 안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실전가져갈 것

  • 피벗의 첫 단계는 새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건 안 된다”고 팀 앞에서 말하는 것.
  • 모르는 도메인에 들어갈 때의 절차: ① 내 호기심의 답을 직접 찾는다 ② 그게 회사에 중요하면 최대한 배워서 조직에 나눈다. 리더의 학습은 매니지먼트 기법이 아니라 “서비스”라고 본다.
  • 제품이 아니라 “알고리즘 도메인”을 정의하라. 엔비디아는 칩이 아니라 3D 그래픽 → 분자동역학 → 딥러닝이라는 도메인 축으로 확장했고, 그게 30년짜리 확장성을 만들었다.
  • 에이전트 활용은 표준 툴 강제가 아니라 백화제방으로. 각자 고르게 두고 거기서 배우는 방식을 택했다.
  • 불안 관리법: 얼마나 힘들지 미리 상상해서 불안으로 바꾸지 말고, “얼마나 어렵겠어?”로 시작한 다음 고통은 조금씩 나눠서 맞아라.

한국에서 보면

한국은 “틀렸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비용이 유난히 비싼 조직 문화인데, 엔비디아를 살린 건 창업자가 공개적으로 실패를 선언하고 교과서를 사 온 순간이었다는 점이 곱씹을 대목이다. 또 하나는 피지컬 AI — 젠슨이 이미 거대 시장이라고 말한 로보틱스/자율주행 스택을 오픈소스로 풀고 있다는 건, 제조·모빌리티 기반이 강한 한국 팀에게 “모델을 만드는 대신 스택 위에 도메인을 얹는” 창업 경로가 열려 있다는 뜻이다.

관통 주제와 대립 구도

아홉 명이 서로 짜고 나온 게 아닌데도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쓴다. 그리고 몇 군데선 정면으로 부딪힌다.

공통반복해서 나온 이야기

01

“1%”가 정반대 의미로 두 번 나온다

제프 딘은 “모델이 0~1%밖에 못 하는 문제를 골라라”라고 하고(기회의 1%), 드미트리 돌고프는 “데모는 전체 일의 1%”라고 한다(현실의 1%). 두 개를 붙이면 이번 행사의 창업 공식이 완성된다 — 모델이 0~1%로 실패하는 영역을 고르고, 거기서 데모를 만들고, 그 데모가 다시 전체의 1%임을 각오하는 것.

제프 딘드미트리 돌고프
02

eval이 해자다 — 네 명이 각자 다른 길로 같은 결론에 도착

돌고프는 “기술보다 eval을 먼저 만들라”, 알렉산더 왕은 “에이전트 떼를 이끄는 건 올바른 지표”, 제프 딘은 “평가기를 30만 배 빠르게 만들었더니 과학의 속도가 바뀌었다”, 보리스 체르니는 “evals는 1~3세대면 saturate되니 계속 새로 만들어라”. 모델이 커모디티가 되는 세상에서 남는 자산은 “무엇이 좋은 것인지 정의한 체계”라는 얘기.

돌고프알렉산더 왕제프 딘보리스 체르니
03

결론이 전부 마크다운과 크론잡이다

개리 탄의 스킬 파일, 알렉산더 왕의 “결국 스킬 파일, 마크다운, 크론잡”, 보리스의 하루 20~30개 routine, 제프 딘이 산자이와 쓴 성능 최적화 스킬 문서. 슈퍼인텔리전스를 얘기하던 사람들이 실무 얘기로 내려오면 하나같이 같은 물건에 도달한다. 왕의 표현이 정확하다 — “파고들면 다 이렇게 시시하다는 게 늘 웃기죠.”

개리 탄알렉산더 왕보리스 체르니제프 딘
04

지우는 사람이 이긴다

보리스는 시스템 프롬프트의 80%를 지웠고 6개월마다 CLAUDE.md를 지우라고 한다. 젠슨은 창업 기술이 틀렸다고 공개 선언하고 교과서를 샀다. 블레이크는 “전문가가 되는 순간 과거에 절여진 사람이 된다”고 하고, 콜리슨은 린 스타트업을 “자본이 없던 시절의 방법론”이라고 재평가한다. 축적이 아니라 폐기 능력이 경쟁력이라는 말.

보리스 체르니젠슨 황블레이크 숄패트릭 콜리슨
05

모델은 렌트다 — 그럼 소유하는 건 뭔가

개리 탄은 “내 컨텍스트”, 돌고프는 “수억 마일의 운행 기록과 검증된 증명”, 제프 딘은 “범용 모델이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 알렉산더 왕은 “각 산업에 심는 에이전트 루프”라고 답한다. 넷 다 모델 가중치가 아니라 모델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같다.

개리 탄돌고프제프 딘알렉산더 왕
06

경력의 가치는 떨어지고, 시스템 사고의 가치는 오른다

샘 알트만은 “경력에 불리하게, 도구 숙련도에 유리하게”, 블레이크 숄은 “하드웨어는 경력이 이긴다는 건 큰 회사 늙은 사람들의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들 남는 것으로는 같은 걸 지목한다 — 젠슨의 시스템 사고, 왕의 systems thinking, 딘의 taste, 콜리슨의 인지적 L1 캐시.

샘 알트만블레이크 숄젠슨 황알렉산더 왕제프 딘
07

제도는 고정값이 아니다

블레이크 숄은 55년 된 금지법을 115일 만에 뒤집었고, 샘 알트만은 “AI 안전 과잉 반응”을 10년 뒤 디스토피아 후보로 꼽고, 개리 탄은 “세상의 모든 제도는 여러분보다 딱히 똑똑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지어낸 것”이라고 마무리한다. 규제를 상수로 두느냐 변수로 두느냐가 이 행사의 숨은 전제다.

블레이크 숄샘 알트만개리 탄

대립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

쌓을 것인가, 지울 것인가

개리 탄

컨텍스트를 소유하고 매일 복리로 쌓아라. 22만 페이지.

vs
보리스 체르니

6개월마다 CLAUDE.md와 skills를 지워라. 프롬프트 없을 때 모델이 더 똑똑하다.

쌓아야 할 것(내 결정과 그 이유)과 지워야 할 것(모델 결함 패치)의 경계는 어디인가?

머리에 넣어둘 것인가, 잊을 것인가

패트릭 콜리슨

인지적 L1 캐시에 있는 것이 압도적으로 빠르다. 계속 공부해라.

vs
보리스 체르니

수업에서 배운 컴퓨터과학 이론도 다 잊어라. 모델을 관찰해라.

서로 다른 층위의 얘기인가, 아니면 진짜로 반대되는 조언인가?

지금 시작하면 되는가, 15년을 각오해야 하는가

샘 알트만

지금이 창업하기 제일 좋은 때. 3개월짜리를 17분에 만든다.

vs
드미트리 돌고프

데모는 18개월, 제품은 15년. 데모는 전체의 1%.

소프트웨어는 실수 비용이 낮아서 다른 곡선을 타는가, 아니면 에이전트 제품도 같은 9의 사다리를 오르게 되는가?

일자리는 늘어나는가, 스킬 파일이 되는가

젠슨 황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서사는 거꾸로다. AI는 태스크를 없앤다.

vs
개리 탄

스킬을 소유하지 않으면 당신의 직업 자체가 스킬 파일이 된다.

둘 다 맞을 수 있다 — 총량은 늘지만 소유권은 이동한다면,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나?

모델을 기다릴 것인가, 이미 충분한가

알렉산더 왕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확산이다. 오늘 멈춰도 수십 년 거리가 있다.

vs
제프 딘

모델이 20% 하는 걸 고르면 6~12개월 안에 삼켜진다. 모델은 계속 온다.

“모델 발전을 전제하지 마라”와 “모델 발전을 전제하라”는 각각 언제 맞는 조언인가?

마무리마무리 — 이번 행사가 실제로 말한 것

  1. 아홉 명이 짜고 나온 게 아닌데도 실무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지표(eval)를 먼저 정하고, 절차를 마크다운으로 적고, 크론잡으로 걸고, 6개월마다 지우고 다시 쓴다. 이게 2026년의 “스타트업 스쿨 커리큘럼”이다.
  2. 모델을 만드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모델이 승부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는 게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아이러니다. 개리 탄은 컨텍스트, 돌고프는 검증 기록, 딘은 접근 불가능한 데이터, 왕은 확산이라고 했다.
  3. 그리고 두 사람이 정반대 방향에서 같은 곳을 가리킨다. 제프 딘은 “모델이 0~1%로 실패하는 걸 골라라”, 돌고프는 “데모까지가 1%다”. 즉 지금 창업의 난이도는 아이템 선정과 롱테일 양쪽에 동시에 걸려 있다.
  4. 마지막은 젠슨 황의 말로 닫는 게 좋겠다. “인생 전체를 하루 만에 이겨낼 필요는 없어요. 오늘을, 오늘 이겨내면 되는 거예요.”
출처 YC Library · Startup School 2026 카루셀